저가 항공사인 사우스웨스트가 연말 무더기 결항으로 집단소송을 당한 데 이어 수습책으로 마일리지 지급을 발표했다가 오히려 비난 여론을 키웠다.

3일 월스트리트저널(WSJ)·CNN 방송에 따르면 사우스웨스트는 크리스마스 연휴가 시작되는 지난달 24일부터 이달 2일 사이 항공편 취소나 지연으로 피해를 본 소비자에게 항공 마일리지 2만5천 포인트(약 38만 원 상당)를 지급하겠다고 이날 밝혔다.

이같은 발표는 연말연시 무더기 결항으로 가족 여행 등을 망쳤다면서 일부 소비자가 집단소송을 제기한 이후 나온 것이다.

밥 조던 사우스웨스트 최고경영자(CEO)는 "그 어떤 사과로도 결항으로 인한 피해를 되돌릴 수 없다는 것을 안다"면서 "우리는 환불 처리, 분실 수하물 반환, 비행기를 타지 못해 발이 묶인 소비자에 대한 비용 변상 등을 위해서도 발 빠르게 대처하고 있다"고 말했다.

사우스웨스트는 앞서 미국을 덮친 겨울 폭풍으로 인해 지난달 22일부터 29일까지 거의 1만6천 편의 운항을 취소했다.

당시 대부분 항공사가 크리스마스 연휴 직전부터 대규모 결항과 지연을 피하지 못했으나 전체 운항 편수의 절반 이상을 며칠째 취소한 것은 사우스웨스트가 유일했다.

다른 항공사가 이미 운항을 재개하고도 며칠 뒤인 지난달 30일에서야 정상 운항에 나선 것도 문제가 됐다.

美 사우스웨스트 결항으로 공항에 발이 묶인 한 승객

美 사우스웨스트 결항으로 공항에 발이 묶인 한 승객

[로이터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앞서 에릭 캅데비예는 지난달 30일 뉴올리언스 연방지방법원에 사우스웨스트를 상대로 집단소송을 제기하면서 사우스웨스트가 결항한 항공편에 대한 환불 절차를 신속하게 진행하기로 한 약속을 저버렸다고 주장했다.

사우스웨스트는 신속하게 환불과 피해 변상을 하겠다면서 여기에 더해 "호의로" 마일리지를 지급하겠다는 입장이지만 소비자 반응은 싸늘하다.

누구에게 언제부터 마일리지를 주는지 명확하게 언급하지 않은 데다 실제로 마일리지를 받으려면 홈페이지에서 1시간 이상 대기해야 한다는 것이다.

보스턴 출신인 한 여성은 마일리지는 별다른 의미가 없다면서 "대규모 결항 사건 이후 사우스웨스트 측 연락을 전혀 받지 못했다"고 불만을 터트렸다.

공항에 그대로 남아 있는 위탁 수하물에 대한 불만도 높다.

CNN은 항공편 결항으로 갈 곳을 잃어버린 위탁 수하물이 공항에 나뒹굴고 있으며 주인이 이를 돌려받으려면 최대 2주까지 걸릴 수 있다고 전했다.

사우스웨스트가 이들 수하물을 분류하고 주인을 찾아주는 작업에 자원봉사자에게 전적으로 의존하고 있다는 내부 문서도 유출됐다.

문제가 커지면서 백악관까지 경고장을 꺼내들었다.

백악관 관계자는 3일 "사우스웨스트는 소비자를 실망시켰고 우리는 장기적 해결책 마련을 위해 사우스웨스트를 계속 압박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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