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를 더 멀리, 더 깊이 들여다보는 제임스 웹 우주망원경(JWST)이 처음으로 외계행성까지 찾아내 차세대 망원경으로서의 관측 능력을 또 입증했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과 외신 등에 따르면 웹 망원경은 지구에서 약 41광년 떨어진 팔분의(八分儀)자리에서 지구와 거의 똑같은 크기의 암석형 행성 'LHS 475 b'를 찾아냈다.

행성이 항성 앞을 지나는 이른바 천체면 통과(transit) 때 별빛이 미세하게 줄어드는 것을 포착하는 외계행성 탐사 위성 '테스'(TESS)가 행성이 존재할 가능성이 높다고 지목한 곳 중에서 골라 직접 관측한 끝에 쉽고 확실하게 포착했다고 한다.

존스홉킨스대학 응용물리학연구실의 천문학자 케빈 스티븐슨 등이 참여한 연구팀은 지난해 8월 31일 웹 망원경의 근적외선분광기(NIRSpec)를 이용해 LHS 475 b를 찾아낸 결과를 11일 시애틀에서 열린 미국천문학회(AAS) 241차 회의에서 발표했다.

연구팀은 "그곳에 행성이 존재한다는 점에는 의문의 여지가 없으며, 웹 망원경의 오염되지 않은 자료가 이를 입증한다"면서 "이 행성이 작고 암석형 행성이라는 점이 인상적"이라고 밝혔다.

연구팀은 웹 망원경을 이용해 천체면 통과를 두 차례만 보고 LHS 475 b의 존재를 확인했으며, 행성의 대기를 통과하는 별빛을 통해 대기 성분 분석도 시도했다.

이 행성은 지구 지름의 99% 크기를 가졌는데, 대형 가스행성이 아닌 작은 암석형 행성의 대기를 관측할 수 있는 성능을 가진 망원경은 웹 망원경이 유일하다.

하지만 웹 망원경에 포착될 만큼의 원자나 분자는 관측되지 않았다.

LHS 475 b 투과 스펙트럼 결과

LHS 475 b 투과 스펙트럼 결과

[Illustration: NASA, ESA, CSA, L. Hustak (STScI); Science: K. Stevenson, J. Lustig-Yaeger, E. May (Johns Hopkins University Applied Physics Laboratory), G. Fu (Johns Hopkins University), and S. Moran (University of Arizona)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photo@yna.co.kr

LHS 475 b 대기의 구성 성분을 분명하게 밝혀내지는 못해도 배제할 수 있는 대기 형태는 단언할 수 있었는데, 적어도 토성의 위성(달)인 타이탄처럼 메탄이 주요 성분인 두터운 대기를 갖지는 않았을 것으로 제시됐다.

또 대기가 아예 존재하지 않을 가능성도 있지만 이산화탄소(CO₂)만으로 된 대기를 갖고있을 수도 있다고도 했다.

연구팀은 LHS 475 b가 지구보다 수백도 더 뜨거울 것으로 분석하면서 추가 관측에서 구름이 포착된다면 태양계 내 금성과 비슷한 행성으로 결론이 날 수도 있다고 밝혔다. 금성은 지구의 쌍둥이처럼 크기나 질량 등이 비슷하지만 CO₂가 많은 대기를 가져 지구보다 훨씬 더 뜨겁다.

LHS 475 b는 공전주기가 2일밖에 안 되지만 태양 온도의 절반이 안 되는 적색왜성을 돌고 있어 항성과의 가까이 거리에도 대기를 유지하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연구팀은 밝혔다.

NASA 천체물리학부 책임자인 마크 클램핀은 "지구 크기의 암석형 행성에서 나온 첫 관측 결과는 웹 망원경을 이용해 암석형 행성의 대기를 연구할 수 있는 미래 가능성의 문을 열어놓는 것"이라면서 "웹 망원경은 아직 시작 단계임에도 태양계 밖 지구와 비슷한 세계에 대한 새로운 이해에 우리를 점점 더 근접시키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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