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채권 투자 비중을 6대 4로 구성한 전형적인 포트폴리오의 지난해 수익률이 저조한 것으로 나오면서, 이 방식의 유효성을 두고 미국 월가 대형 금융기관 사이에 의견이 엇갈리는 것으로 전해졌다.

15일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투자업계에서는 기본적으로 주식·채권 간 투자 비중을 6대 4로 두고 공격적으로 접근할 경우 주식 비중을, 신중하게 접근할 경우 채권 비중을 늘리는 방식을 써왔다.

경제가 안 좋을 때 주가가 하락하는 반면 채권 가격은 오르는 경향 등 일정부분 보완적인 성격이 장점으로 꼽혀왔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난해에는 증시 하락장에서 채권시장이 기대와 다르게 움직이면서 주식과 채권 시장 모두 수익률이 급락했다.

 

대형 투자은행(IB) 골드만삭스는 지난해에는 어떠한 전략을 쓰든 큰 손실이 불가피했으며 이 방식이 여전히 기본적 접근법으로 유효하다는 입장이다.

골드만삭스 자산운용의 최고투자책임자(CIO) 샤민 모사바르-라마니는 주식·채권에서 모두 손실을 기록한 사례는 과거에도 있었고 미래에도 있을 것이라면서도 "이는 드물다"고 평가했다.

1926년 이후 금융시장에서 주식·채권 모두 12개월 기준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한 시기는 2%에 불과한 만큼, 투자자로서는 지난해 저조한 수익률에 가슴이 아프겠지만 포트폴리오를 급격하게 바꾸려면 추가적인 판단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또 지난해 인플레이션(물가상승)에 대응해 일반 국채 대신 물가연동채권 비중을 늘렸더라도 손실 정도가 비슷했으며, 유가와 천연가스 등 원자재 가격도 지난해 변동성이 컸던 만큼 매수 후 보유하는 전략이 적절하지 않았다고 WSJ은 평가했다.

반면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은 지난해 이러한 포트폴리오의 명목 수익률이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인 2008∼2009년 이후, 실질 수익률은 대공황 이후 최저였던 만큼 이제는 시대에 뒤지는 방식이 됐다고 평가하고 있다.

블랙록의 포트폴리오 리서치 부문장 비벡 폴은 "이제는 다른 체제"라면서 해당 포트폴리오가 유효하던 시기는 끝났다고 말했다.

WSJ은 모든 영역에 걸쳐 있던 자산 가격 거품이 지난해 기준금리 인상 속에 빠진 게 근본적인 배경이라면서 "주식과 채권의 평가 가치가 합리적 수준으로 돌아온 만큼 이 포트폴리오가 적절한 출발점이 될 수 있다고 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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