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투자은행 골드만삭스가 11년 만에 최악의 분기 성적표를 받았다. 월스트리트의 대형 은행들이 대체로 부진한 실적을 내놓는 가운데 은행별로 희비가 엇갈리는 모습이다.

골드만삭스는 지난해 4분기 순이익이 13억3천만달러로 집계됐다고 17일 밝혔다.

전년 동기보다 66% 급감한 결과로, 3.32달러의 주당 순이익은 금융정보업체 레피니티브가 집계한 전문가 전망치(5.48달러)보다 39%나 적었다.

이에 따라 골드만삭스는 지난 2011년 3분기 이후 가장 큰 폭의 '어닝 미스'(실적이 시장 전망치에 미치지 못한 것)를 기록했다고 CNBC방송은 전했다.

4분기 매출은 105억9천만달러로 역시 팩트셋이 집계한 시장 전망치(107억6천만달러)에 못 미쳤다.

기준금리 인상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경기침체 가능성 고조 등의 여파로 재작년까지만 해도 활발하던 기업들의 인수합병(M&A)과 증시 상장 열풍이 급랭한 것이 골드만삭스의 발목을 잡았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분석했다.

컨설팅업체 오피마스의 옥타비오 마렌지 최고경영자(CEO)는 CNBC에 "끔찍할 것으로 예상되기는 했지만, 골드만삭스의 4분기 결과는 기대했던 것보다 훨씬 더 비참했다"면서 "진짜 문제는 매출이 급감하는 가운데 영업비용은 11% 늘어났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1.26달러의 주당 순이익은 블룸버그통신이 집계한 전문가 전망치(1.23달러)를 상회했다.

매출도 127억5천만달러로 레피니티브가 집계한 시장 예상치(126억4천만달러)를 약간 웃돌았다.

모건스탠리의 자산운용 부문은 작년 4분기보다 6% 늘어난 66억3천만달러의 매출로 역대 최대 기록을 세웠다.

다만 투자은행 부문 매출은 전년 동기보다 49% 급감했고, 향후 침체 가능성 등에 대비해 대손충당금으로 8천500만달러를 추가 적립했다고 모건스탠리는 밝혔다.

지난주 먼저 실적을 발표한 JP모건체이스와 뱅크오브아메리카도 투자은행 부문 부진에도 불구하고 소비자금융 호조에 힘입어 월가 기대를 상회하는 이익을 거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씨티그룹의 4분기 실적은 전망치에 미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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