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사 양측 공동 성명 발표…세부 합의 내용은 안 밝혀

노사 갈등 장기화로 인한 노동자들의 태업으로 물류 적체가 빚어졌던 미국 서부 항만에서 노사 간 협상이 잠정 타결됐다.

서부항만노조(ILWU)와 태평양선주협회(PMA)는 14일(현지시간) 밤 공동 성명을 발표하고 29개 서부 항만 노동자들에게 적용되는 6년간의 새 계약에 잠정적으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다만 양측은 이 합의가 각 단체의 최종 승인 절차를 거쳐야 한다며 세부 내용은 공개하지 않았다.

제임스 맥케나 PMA 대표와 윌리 애덤스 ILWU 대표는 "항만 운영을 유지하는 데 있어 노동자들의 영웅적인 노력과 개인적인 희생을 인정하는 합의에 도달하게 돼 기쁘다"며 "우리는 서부 항만 운영에 다시 전념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미 노동부 역시 줄리 수 장관 지명자 명의로 성명을 내고 잠정적인 노사 합의 소식을 알렸다.

수 장관 지명자는 "ILWU와 PMA 지도부의 노력과 인내 덕분에 이번 잠정 합의가 노동자와 고용주, 우리나라의 공급망에 중요한 안정을 가져다주게 됐다"며 "이 중요한 이정표는 모두에게 반가운 소식"이라고 밝혔다.

미 서부 항만 노사는 지난해 6월 고용계약이 만료된 뒤 재계약 조건에 합의하지 못하고 1년 넘게 갈등을 겪어 왔다.

노동자 2만2천여명이 소속된 노조는 최근 사측을 압박하기 위해 고의로 업무를 지연시키는 태업을 벌였고, 이에 따라 캘리포니아주의 로스앤젤레스(LA)항과 롱비치항, 오클랜드항 등 주요 항만에서 한때 총 10여척의 하역이 지연돼 물류 적체가 빚어지기도 했다.

노조 측은 특히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해운 물류 급증으로 막대한 이익을 거둔 해운업계가 노동자들의 기여를 인정하고 임금을 올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번 노사 합의에는 노동계와 대화 경험이 풍부한 줄리 수 장관 지명자의 역할이 컸던 것으로 전해졌다.

노사 양측은 공동 성명에서 "줄리 수 노동부 장관 지명자의 도움으로 합의에 도달했다"고 밝혔으며, 조 바이든 대통령도 수 장관 지명자를 공개적으로 치하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성명에서 "깊은 경험과 판단력으로 양측이 계속 대화하게 하면서 길고 때로는 격렬한 협상 끝에 합의에 닿을 수 있도록 노력한 줄리 수 노동부 장관 지명자에게 감사를 표하고 싶다"고 밝혔다.

또 "팬데믹과 그로 인한 수많은 어려움을 극복하고 마침내 마땅히 받아야 할 임금과 복지, 삶의 질을 얻게 된 항만 노동자들을 축하한다"고 말했다.

인권 변호사 출신인 수 지명자는 캘리포니아주 노동장관을 지냈으며, 바이든 정부 첫해인 2021년 7월 노동부 차관으로 발탁돼 마티 월시 노동부 장관과 함께 일했다. 그러다 지난 3월 월시 장관이 사임하면서 후임 장관으로 지명됐다.

수 지명자가 상원 인준을 넘어서면 바이든 내각의 첫 아시아계 장관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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