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개월 입양아 정인이가 양부모로부터 장기간 학대를 받는 동안 이를 사실상 방치한 경찰관들을 파면해달라는 청와대 국민청원이 하루만에 20만명을 넘어섰습니다.

지난 4일 청와대 국민청원에 '아동학대 방조한 양천경찰서장 및 담당경찰관의 파면을 요구합니다'라는 제목으로 올라온 이 청원은 게시 하루만인 5일 오후 10시 7분 현재 21만258명의 동의를 받고 있습니다.

청원인은 경찰관 직무집행법을 거론하며 "(정인이 사건 관련 경찰서는) 최전선에서 국민의 안전과 생명을 보호해야 하는 의무를 갖고 그 책임과 의무를 다해야 하는 국가기관으로서 아동학대 신고를 수차례 받고도 묵인하고 방조했다"고 맹비난했습니다. 경찰관 직무집행법 제6조(범죄의 예방과 제지)에는 경찰관은 범죄행위가 목전(目前)에 행하여지려고 하고 있다고 인정될 때에는 이를 예방하기 위해 관계인에게 필요한 경고를 하고, 그 행위로 인해 사람의 생명·신체에 위해를 끼치거나 재산에 중대한 손해를 끼칠 우려가 있는 긴급한 경우에는 그 행위를 제지할 수 있다고 돼 있습니다.

청원인은 "특히, 신고의무자가 제출한 수많은 증거와 소아과 전문의의 강력한 수사 요구에도 불구하고 이를 무력했다"며 "그 책임의 대가를 반드시 묻고 싶다. 파면을 강력히 요구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이어 "2021년을 살고 있는 현재 대한민국에서 제2, 제3의 정인이가 나오지 말라는 법은 어디에도 없다"면서 "그 때도 경찰과 관계기관은 뒷짐지고 계실거냐"며 불만을 토로했습니다. 장씨 부부의 첫 공판은 오는 13일 열립니다.

한편 정인 양의 양아버지 A씨는 다니던 방송사에서 해고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A씨가 다니던 방송사 B사 관계자는 5일 "오늘자로 경영직군에 있던 A씨를 해고했다"고 밝혔습니다. 이날 열린 B사 징계위원회에서는 최고수위 징계인 해고를 만장일치로 의결했습니다.

해당 사건에 대한 사회적 공분이 커지는 가운데 피해 아동 양부모의 신상도 온라인에서 상당 부분 공개되자 이같이 조치한 것으로 풀이됩니다.

앞서 2일 SBS 시사교양프로그램 '그것이 알고 싶다'가 생후 7개월 무렵 양부모에게 입양된 이후 271일 만에 하늘로 떠난 정인 양 사망 사건을 다뤘습니다. 방송 후 사회 곳곳에서는 "#정인아 미안해"를 공유하는 추모 물결과 양부모에 대한 엄벌을 촉구하는 진정서 제출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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