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집단 면역’을 향한 미국의 백신 접종 속도전이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대상 나이 하한이 기존 16세에서 12세까지 낮춰지면서다. 미국에서 맨 먼저 해당 연령대 사용 승인을 받은 화이자ㆍ바이오엔테크 백신의 기세도 좋다.

재닛 우드콕 식품의약국(FDA) 국장 대행은 10일 발표한 성명에서 “FDA는 12~15세 미성년자 수백만명을 대상으로 한 화이자 백신의 긴급사용을 승인했다”며 “오늘의 결정은 더 젊은 인구가 코로나19로부터 보호받고 우리가 일상에 좀더 가까워지게 해 줄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에서 이 연령층 대상 긴급사용이 승인된 코로나 백신은 화이자 제품이 처음이다. 지금껏 미국은 16세 이상에게만 백신 접종을 허용해 왔다. 캐나다만 최근 백신 접종 연령 하한을 12세로 하향했을 뿐 현재 대부분 국가는 16세 이상에게 화이자 백신을 접종하고 있다.

접종은 금주 중 시작될 가능성이 크다.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 자문기구 예방접종자문위원회(ACIP)가 권고안을 발표하고 CDC가 이를 수용하면 필요한 절차가 끝난다. 시기는 12일이 유력하다. 주로 초등학교 고학년과 중학생이 대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백신 효능은 이 연령대에서 더 낫다. FDA가 자국 내 12~15세 자원봉사자 2,000여명을 연구한 결과 2차례 접종을 마친 뒤 감염된 사례가 없었고, 바이러스 항체는 젊은 성인보다 더 높은 수준으로 형성됐다.

전체 인구 접종 가능 시기도 멀지 않았다. 화이자는 미국에서 6개월 영아부터 11세까지 연령층에 대한 백신의 안전성 및 예방 효과를 측정하는 시험에도 곧 착수해 올가을쯤 결과를 발표한다는 계획이다.

접종 연령 하향을 통한 대상 범위 확대는 집단 면역 실현을 위해 필수적이다. 접종률 70~85%는 접종 대상에서 어린이들이 빠지면 도달하기 힘든 수치라는 게 전문가들 이야기다. 영국 옥스퍼드대의 통계 사이트 ‘아워월드인데이터’에 따르면 9일 기준으로 미국에서 백신 접종을 마친 인구 비율이 전체의 34.2%인데, 백신 맞기를 주저하는 사람 비율이 갈수록 늘게 마련이어서 성인 대상 접종률 증가 폭은 초기보다 줄어들 수밖에 없다. 정부 입장에서 연령 하향만 한 호재가 없다.

계속 시장을 선점해 가는 미 제약업체 화이자도 잘나간다. 앞서 7일 FDA에 16세 이상 대상 백신 사용 정식 승인을 처음 요청한 곳도 화이자였다. 인구가 4억5,000만명에 육박하는 유럽연합(EU)의 주력 백신 위상을 굳히고 있기도 하다. 최근 EU 행정부 격인 집행위원회와 2021~2023년 최대 18억회분의 백신을 공급하는 계약을 맺었다. 6월 이후 EU 공급 계약이 연장되지 않은 영국ㆍ스웨덴 기반 제약사 아스트라제네카(AZ)와 현재로서는 대조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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