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서 빠른 경제 회복과 주요 원자재, 부품의 공급망 교란 탓에 소비자 물가가 크게 치솟고 있다.

미 노동부는 4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지난해 같은 달보다 4.2% 올랐다고 12일 밝혔다. 지난 2008년 9월 이후 13년 만의 최대폭 상승이다.

다우존스가 집계한 전문가 전망치 3.6%를 웃돈 상승폭이다.

전월 대비로는 0.8% 상승해 역시 블룸버그통신이 집계한 전문가 전망치 0.2%를 크게 상회했다. 이는 2009년 이후 가장 큰 폭으로 오른 것이다.

이러한 결과는 3월 CPI가 전년 동월보다 2.6%, 전월보다 0.6% 각각 오른 것과 비교해 상승폭이 더욱 가팔라졌음을 보여준다.

변동성이 높은 에너지·식품을 제외한 근원 소비자물가는 3월보다 0.9% 상승해 시장 전망치(0.3%↑)를 상회했다. 전년 동월보다는 3.0% 올랐다.

노동부에 따르면 전월 대비 0.9%의 근원 CPI 상승률은 1982년 이후 가장 큰 폭이다.

중고차 가격이 역대급으로 치솟은 가운데 거의 전 분야에 걸쳐 물가가 큰 폭으로 올랐다고 블룸버그통신이 전했다.

전년 동월 대비로 소비자 물가가 급등한 것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 초기였던 지난해 4월 자택 대피 명령이 내려지고 대부분의 상점과 관공서가 문을 닫은 여파에 따른 기저효과 때문이다.

그럼에도 상승폭이 시장 전망을 넘어서고 전월보다도 물가 상승 속도가 빨라졌다는 사실은 미국의 경제 정상화 속에 인플레이션 압력이 그만큼 높아졌다는 점을 시사한다고 미 언론은 해석했다.

최근 미국에서는 백신 접종과 이에 따른 신규 확진자 감소로 소비자들의 억눌린 수요가 폭발하고 기업들의 경영 활동이 재개되면서 물가에 상승 압력을 가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반도체와 목재, 구리, 철강 등 주요 부품과 원자재가 수요를 따라가지 못해 공급 부족 현상을 보이는 것도 물가 오름세를 부채질한다.

CNBC 방송에 따르면 올해 들어 목재는 124% 폭등했고, 경제활동의 척도인 구리도 36% 급등했다.

이에 따라 올해 물가 오름세를 "일시적인 상승"이라고 치부하며 완화적 통화정책 지속 의지를 천명한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최근 물가 지표를 어떻게 받아들일지에 시장의 관심이 집중된다.

연준이 예정보다 조기에 자산매입 규모를 줄이거나 금리인상을 고려한다면 증시를 비롯한 자산시장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금리의 영향을 많이 받는 기술주 위주로 구성된 나스닥 지수는 이날 오전 9시55분 현재 전장보다 156.29포인트(1.17%) 내린 13,233.13을 기록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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