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맨해튼 한복판에서 길을 걷던 30대 대만 여성을 망치로 공격한 범인이 30대 흑인 노숙자로 밝혀졌다.

12일 뉴욕포스트와 폭스뉴스에 따르면 뉴욕경찰 증오범죄 수사팀은 흑인 여성 노숙자 에보니 잭슨(37)을 폭행, 흉기 소지 및 위협 혐의로 체포했다.

잭슨은 지난 2일 오후 8시 45분쯤 저녁 식사를 마치고 지하철역으로 향하며 웨스트42번가를 걷고 있던 대만 여성 테레사(31)와 아시아계 여성 친구(29)의 머리와 팔 등을 망치로 내리친 혐의를 받는다.

당시 잭슨은 두 여성에게 다가가 “마스크를 벗으라”며 위협한 후 테레사 일행이 응하지 않자 테레사를 향해 망치를 휘둘렀다. 테레사는 왼쪽 얼굴과 머리를 맞아 인근 병원으로 이송됐고, 일곱 바늘을 꿰매야 했지만 생명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테레사는 뉴욕주립대 산하의 패션 전문대인 에프아이티(FIT·Fashion Institute of Technology)에서 석사 과정을 밟기 위해 2019년 미국에 왔다. 지난달 코로나를 피해 잠시 귀국했다가 최근 구직을 위해 미국을 돌아왔다. 테레사는 현지 언론에 “부모님이 미국에서 아시아인을 대상으로 한 증오 범죄가 많이 일어난다며 걱정했는데 이런 일이 일어났다”며 “당분간 대만으로 돌아가서 안정을 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잭슨의 범행 동기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으나, 코로나가 유행한 지난해부터 아시아계 증오 범죄가 늘어난 가운데 발생한 사건이라 경찰은 증오 범죄 혐의를 적용할 방침이다.

샌버너디노 캘리포니아대학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뉴욕에서 발생한 아시아계 증오범죄는 28건으로 2019년(3건)에 비해 833% 증가했다. 올해 1분기 뉴욕에서 발생한 아시아계 증오범죄는 42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13건)보다 223% 늘었다. 미국 16개 도시에서 발생한 아시아계 증오범죄 역시 지난해 149%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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