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백신 접종자가 늘면서 일상으로 복귀를 준비하는 소비자들의 쇼핑 품목이 변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코로나19 백신을 접종한 이들이 늘고 방역수칙도 완화되며 미국인의 쇼핑 목록에서 밀가루·화장지와 같은 생필품 대신 오프라인 활동에 필요한 물품이 우선 순위에 오르고 있다는 것이다.

WSJ에 따르면 워싱턴 DC 당국이 오는 6월 술집과 클럽을 완전히 개방한다고 발표하자 올해 25살인 정치 컨설턴트 랜든 라마는 곧바로 '외출준비'에 들어갔다.

온라인에서 치아 미백 젤을 주문했고, 스킨케어를 위해 마스크팩을 사용하며 야외에서 태닝까지 시작했다. 그는 "다시 낯선 사람을 만나는 것은 어색할 것"이라며 "모두가 자신을 최고로 멋지게 보이고 싶어한다"고 말했다.

화장품과 외출용품의 매출은 지난해 팬더믹 초기 화장지와 세정제가 팔려나가던 속도에 비하면 더디지만 뚜렷한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미국 유통업계에 따르면 땀 냄새 제거제인 데오도란트, 치아 미백제, 향수, 자외선 차단제, 여행가방, 수영복 등의 판매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WSJ는 미국 백화점 체인 메이시(Macy's)와 할인 체인점 타깃(Target) 등 소매업계 상당수가 지난주 1분기 실적 발표에서 매출이 크게 늘면서 실적이 개선됐다고 전했다. 타깃의 CEO인 브라이언 코넬은 WSJ 인터뷰에서 "1분기 의류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60% 증가했다"며 "드레스·화장품·자외선 차단제·스포츠용품·운동복 등의 수요도 증가했다"고 밝혔다.

화장품 판매는 지난 13일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가 백신 접종을 완료한 사람은 실내외 활동에서 마스크 쓰지 않아도 된다는 새로운 지침을 발표함에 따라 더욱 활기를 띠는 모양새다.

CNN은 지난 19일 미국 시장조사기관 IRI의 조사결과를 인용해 "4월 18일까지 4주 동안 미국 내 립스틱 매출이 3420만 달러(약 387억원)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80% 이상 증가했다"고 전했다. 코로나 이전의 4000만 달러(449억 4,000만원) 수준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평소의 85% 수준까지 회복한 수치다.

현재 미국은 경제 정상화를 위한 백신 접종을 독려하고 있다. CNN은 24일 CDC의 집계를 인용해 수도 워싱턴DC와 50개 주 가운데 절반인 25개 주에서 성인 절반 이상이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마쳤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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