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사(항공우주국)가 포기하고 있던 금성 탐사를을 재개한다고 2일 발표했다.

새벽 해뜨기 직전에 샛별(曉星)로, 저녁 해진 직후에 개밥바리기 등으로 불리며 달 다음으로 밝은 천체인 금성은 서양서 '비너스'로 칭해질 만큼 아름답다. 그러나 과학 시대 도래와 함께 인간이 도저히 접근할 수 없는 무섭게 황량한 불모지로 밝혀져 호감과 호기심을 급속히 상실했다.

지구에서 가장 가깝고 지구와 크기 및 구조에서 가장 비슷한 금성은 알고보니 맨바깥 대기 온도가 500도로 납을 녹일 정도로 뜨겁고 무서운 산성 구름으로 둘러싸여 있어 생명체가 존재했을 것으로 상상하기 도저히 어려운 곳이었다. 생명성에서 '푸른' '녹색의' 지구와 정반대편에 선 몹쓸 행성이 되어 버렸다.

'샛별' 금성과는 대조적으로 밤하늘서 불길하게 붉어 보이는 화성에 비하면 탐사 가치와 가능성이 제로 수준으로 떨어졌다.

그러나 나사 과학자들 간에 허심탄회하게 '진정 해보고 싶은' 태양계 탐사 리스트를 작성해본 결과 최순위에 들면서 나사가 한 세기 동안의 포기와 무시를 접고 금성 탐사 재개를 결정했다고 빌 넬슨 나사 국장은 기자회견에서 밝혔다.

해왕성 위성 방문 및 목성 위성 랑데부 등을 물리치고 금성을 다시 탐사하기로 한 나사는 일단 10년 동안 각각 5억 달러의 예산을 배정하는 두 건의 탐사안을 이날 발표했다.

나사 우주선이 이미 1962년에 금성 앞을 지나갔었지만 금성에 궤도 순항선을 보낸 것은 화성보다 15년이나 뒤인 1989년 마젤란이 처음이자 마지막이었다. 마젤란 궤도선은 4년 동안 레이다로 금성의 두꺼운 대기를 뚫고 본체 지형을 파악하는 임무를 4년 간 수행하다가 태양광 패널 수명이 다하자 프로그램에 따라 금성 대기 속으로 자진 추락하고 말았다.

그로부터 '불지옥' 금성은 잊혀졌는데 나사는 2028년과 2030년 사이에 두 개의 금성 탐사선을 보낼 생각이다. 화성과 같은 착륙선이나 탐사 로봇은 생각할 수 없고 27년 전에 사라진 궤도선 수준에 머물고 있지만 세부 내용이나 장치는 그간의 태양계 탐사 진보가 고스란히 담길 것으로 기대된다.

첫 번째 탐사선 다빈치 플러스는 금성의 대기 조사가 주안점으로 금성이 왜 지구와는 그렇게 다른 내용의 행성으로 변질 된 것인지에 단서를 얻을 목적이다.

두 번째 탐사 궤도선은 베리타스로 불투명한 대기 너머 숨어있는 금성의 지형을 파악해 정밀한 지도를 그려보는 것이 목적이다.

저작권자 © Radiok1230 우리방송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