캘리포니아주 LA 카운티 일대에 개체수가 급증한 공작새가 무리 지어 출몰하면서 이로 인한 피해를 호소하는 주민들이 늘고 있다.

6일 주요 외신에 따르면 로스앤젤레스 패서디나, 산 가브리엘 등에서 수십·수백 마리의 공작새가 떼를 지어 몰려다니는 것이 확인됐다.

이 공작들은 19세기 후반에 수입된 소수 개체들의 후손으로 사람의 손에서 벗어난 야생동물이다. 코로나19 방역규제 강화로 공작들을 잡아 격리시설로 보내는 작업이 중단되자 이들 개체수가 급증한 것으로 전해졌다. 일각에서는 야생공작의 엄청난 번식력 때문에 이들 규모를 추산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는 평가가 나온다.

주민들이 토로하는 가장 큰 피해는 공작이 내는 괴성과도 같은 울음소리다. 현지 주민인 캐슬린 터틀(68)은 "새벽부터 잠을 깨운다"며 "아기가 고문을 당하는 소리에 초대형 확성기를 댄 것 같다"고 표현했다.

주민들이 말하는 공작의 '민폐행위'는 소음공해뿐만이 아니다. 수컷 공작이 주차된 자동차에 비친 자신의 모습을 번식기 연적으로 착각해 부리로 쪼아 공격하거나, 먹이를 찾아 떠돌던 공작이 조경에 공을 들인 마당을 파헤치는 등 기물을 파손하는 행위도 이어지고 있다.

이에 그간의 피해로 스트레스를 받은 주민들의 감정표출이 폭력적인 대응으로 이어지는 일도 발생했다. 도로에 나온 공작을 차로 치려고 돌진하거나, 심지어는 공작을 죽이기 위해 총을 쏘거나 독극물 미끼를 놓는 일도 일어났다.

이를 두고 공작을 잡아 격리소로 보내는 작업을 하는 마이크 맥시는 "살면서 관여한 사안 중 가장 심한 양극화"라고 말했다.

로스앤젤레스 카운티 감독위원회는 빠르면 오는 8일 공작새에게 먹이를 주는 행위를 금지하는 조례안을 추진해 표결에 들어갈 예정이다. 인근 도시 아케디아에서는 공작새에게 먹이를 주면 6개월 징역 또는 벌금 1000달러(약 110만원)를 부과한다.

한편 일부 공작새 애호가들은 공작새를 인근 농장으로 옮기거나 먹이를 주지 못하도록 하는 조치가 과하다는 입장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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