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백신 접종 속도가 급격히 느려지면서 조 바이든 대통령의 백신 접종 목표가 위협받고 있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6일 보도했다.
WP가 분석한 미국의 일주일 평균 일일 백신 접종은 100만 회분 미만으로 나타났다. 정점이었던 지난 4월 중순 하루 340만 회분에 비해 3분의 2 이상 급감한 것이다.
이는 바이든 대통령이 미국의 독립기념일인 내달 4일까지 미국 성인 70% 이상에게 최소 1회 이상 백신을 투여하겠다는 목표를 위협한다고 매체는 지적했다.
목표에 도달하려면 매주 420만 명이 1차 접종을 받아야 하는데 지난주 1차 접종을 받은 미국 성인은 240만 명에 그쳤다는 것이다.
WP는 "백신 접종 속도가 급격히 느려지면서 백신 캠페인의 '마지막 마일(최종단계)'이 되길 바랐던 것이 '마라톤'으로 바뀌었다"고 비유했다.
접종률 둔화는 미 전역에서 나타나고 있지만 특히 남부 및 중서부 지역에서 도드라진다.
유타, 오클라호마, 몬타나, 다코타, 웨스트버지니아 등 12개 주는 백신 접종 비율이 주민 1만 명 당 15명 이하로 떨어졌다. 앨라배마의 경우 지난주 백신을 맞은 주민이 1만 명 당 단 4명에 불과했다.
또한 테네시 등 6개 주도 바이든 대통령의 목표치에 못 미치는 접종률을 보이고 있다.
반면 동부와 서부 해안 중심의 13개 주는 이미 성인 70% 접종 목표를 달성했고 다른 15개 주와 수도 워싱턴DC 역시 60% 이상으로 목표치에 근접해 있다.
미국의 백신 접종률 둔화는 지난 4월 중순부터 시작됐다. 존슨앤드존슨(얀센) 백신의 희귀 혈전 증상으로 사용이 잠정 중단됐던 때와 일치한다. 미 보건당국은 얀센 백신 사용을 재개했지만 접종 속도는 회복되지 않고 있다.
더욱이 미국인 약 3분의 1은 당장 백신을 맞을 계획이 없다는 여론조사 결과도 나왔다. 시간이 지나면서 회의감이 커졌거나 이미 코로나19 사태가 진정세에 접어들었다는 판단에서다.
이에 바이든 행정부는 백신 접종을 유인하기 위한 다양한 캠페인을 진행 중이다. '퍼스트 레이디' 질 바이든 여사와 앤서니 파우치 미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장이 이날 뉴욕 할렘교회 접종소를 방문했으며 행정부 당국자와 저명 인사들도 백신 접종을 독려하기 위해 잰걸음을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