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에 대한 음모론에 심취해 백신의 약효를 없애려 한 미국의 약사가 교도소 신세를 지게 됐다.

위스콘신주 연방검찰은 그래프턴의 오로라병원에 보관 중이던 모더나 백신을 고의로 훼손하려 한 혐의로 기소된 이 병원 약사 스티븐 브랜던버그(46)가 징역 3년을 선고받았다고 밝혔다고 뉴욕타임스(NYT)가 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브랜던버그에게는 보호관찰 3년과 8만4천달러(약 9천400만원)의 배상금도 선고됐다.

검찰과 경찰에 따르면 브랜던버그는 백신이 DNA를 변형한다고 믿는 음모론자로 지난해 12월 병원 약국에서 야간 당직 근무를 하면서 모더나 백신 한 상자를 냉장고에서 꺼내 수 시간 동안 방치했다.

그는 백신의 효능을 비활성화하려는 의도로 이런 행각을 저질렀다고 진술했다. 냉장고에서 꺼내놓은 상자에는 570회분의 모더나 백신이 담겨 있었다.

이튿날 백신 접종을 예약한 57명이 브랜던버그가 몰래 냉장고에서 꺼냈던 모더나 백신을 실제로 접종한 것으로 조사됐다.

리처드 프롤링 위스콘신주 동부지방연방검사장 대행은 "현재로서는 57명에게 투여한 백신이 피고의 범행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효과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그는 심각한 피해를 일으키려 했다"고 말했다.

문제의 백신을 접종한 한 피해자는 "계속 걱정이 되고 스트레스를 받는다"고 했고, 의사인 다른 피해자인 "몇 주 동안 두렵고 걱정스러운 마음이었다"고 전했다.

검찰은 브랜던버그가 10년 경력의 의료 종사자이면서도 '심판의 날이 임박했다', '9·11 테러는 조작', '지구는 평평하다', '백신은 악마의 창조물'이라는 등의 다양한 음모론을 믿고 있다고 밝혔다.

저작권자 © Radiok1230 우리방송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