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월가 금융사와 유명 투자자들이 향후 물가 상승을 예견하고 투자 전략을 속속 바꾸고 있다. 정부의 잇따른 대규모 경기부양책으로 유동성이 늘어나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효과로 경기회복 기대감이 높아지면서 경기 과열 및 물가 상승 우려가 커지자 대비에 나섰다. 다만 미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인플레는 일시적 현상’이라는 관점을 고수하고 있다.

‘월가 황제’로 불리는 제이미 다이먼 JP모건 최고경영자(CEO)는 14일 한 콘퍼런스에 참석해 “높은 인플레이션이 연준으로 하여금 금리를 올리도록 할 가능성이 있어 채권 등에 투자하기보다 현금을 쌓아두고 있다. 대차대조표 상으로 5000억 달러의 현금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우리는 많은 현금이 있고 인내심을 더 발휘할 것”이라며 “이번 인플레이션이 일시적인 것 그 이상일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억만장자 헤지펀드 매니저인 폴 존스 역시 CNBC방송에 “연준이 이번에도 인플레이션 위험을 무시하면 인플레 관련 거래에 강하게 베팅하라는 신호로 간주하겠다”며 “나는 아마도 원자재, 가상화폐, 금을 살 것”이라고 말했다. 존스는 “인플레가 일시적이란 생각은 내가 세상을 봐온 방식과 맞지 않는다. 연준의 이런 시각은 스스로의 신뢰성을 위험에 빠뜨린다”고 지적했다.

일반인들의 물가상승 전망도 계속 높아지는 추세다. 뉴욕연방은행의 최근 조사에서 미 소비자들은 향후 3년 간 물가 상승률이 3.6%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2013년 8월 이후 8년만의 최고치다. 향후 1년 간의 단기 인플레이션 전망도 4.0%로 역시 2013년 이후 최고치였다.

이에 연준이 15, 16일 양일간 개최하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어떤 태도를 취할지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연준이 그간의 태도를 접고 인플레 우려를 언급하거나 기준금리를 올리는 방안을 논의한다면 월가는 물론 전 세계 금융시장에도 상당한 파장이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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