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LA 카운티 웨스트할리우드에 사는 애덤 시릴은 외출하면서 마스크를 챙기지 않은 사실을 깨닫고는 부랴부랴 슈퍼마켓으로 달려갔다. 하지만 그럴 필요가 없었다. 슈퍼마켓 직원은 ‘생긋’ 웃음을 지으며 “마스크 쓰실 필요 없어요”라고 했다. 빈손으로 나온 시릴은 기분이 묘했다. “내가 방금 시간을 거슬러 올라간 건가?”

로스앤젤레스(LA) 주민 켈리 쿡스도 두 딸과 함께 영화관을 찾았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처음이었다. 마스크 없이 영화를 보는 날이 오다니, 자못 감격스러웠다. “해방감에 날아갈 것 같아요.”

미 캘리포니아주가 15개월 만에 방역 규제를 대거 푼 이날, 비슷한 장면들은 주 전역에서 펼쳐졌다. 일간 LA타임스는 “정상에 가까운 일상을 맞이한 주민들의 흥분이 손에 만져질 듯했다”고 전했다.

실제 캘리포니아주에서 마스크는 이제 ‘유물’이 됐다. 백신 접종을 마쳤다면 병원과 요양시설, 대중교통, 교정시설 등을 제외하곤 실내외 어디에서든 마스크를 쓰지 않아도 된다. 수용 인원 제한과 거리 두기도 사라졌다. 5,000명 이상 모이는 대규모 실내 행사에선 코로나19 음성 증명서나 백신 접종 증명서를 제시해야 하나, 이는 어디까지나 예외적 조치일 뿐이다.

다른 여러 주도 속속 봉쇄를 해제하고 있지만 캘리포니아주는 특히 의미가 남다르다. 국내총생산(GDP) 14.5%를 차지하고 국민 8명 중 1명이 거주하는, 미국에서 인구가 가장 많은 주가 코로나19 이전 일상을 되찾았다는 건 나라 전체의 회복을 상징하는 신호다. 개빈 뉴섬 주지사는 “캘리포니아의 회복 없이 미국의 회복은 없다”고 자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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