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뉴스) = 9월부터 날아오를 것으로 기대를 모았던 미국 경제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델타 변이의 확산에 가속페달 대신 브레이크를 밟는 모양새다.

7일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초여름까지만 해도 다수의 경제학자는 9월 6일 노동절 이후 미 경제가 본격 도약할 것으로 내다봤다.

백신 접종 확대와 초중고 가을학기 정상화로 노동력 부족이 완화되고, 기업들의 정상 출근에 따라 지역 경제가 활성화할 것이라는 예상이 그 근거였다.

그러나 델타 변이로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다시 급증하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애플, 아마존, 웰스파고, 셰브런 등 주요 기업들은 9월로 예정됐던 사무실 출근 재개를 미뤘고, 상당수는 내년 초까지로 그 시점을 늦췄다.

델타 변이 탓에 온라인 수업으로 전환하는 학교가 늘어나는 것도 경제 회복의 발목을 잡을 수 있다. 컬럼비아대 경영대학원에 따르면 미 가계의 4분의 1에 학령기 자녀가 있어 정상 등교가 어려워지면 엄마들의 직장 복귀가 불가능해진다.

8월 비농업 일자리 증가폭이 시장 전망치의 3분의 1에도 못 미치는 23만5천개에 그치고, 지난달 미시간대 소비자태도지수가 10년래 최저치로 떨어진 것도 경제회복 둔화 우려를 키운다.

주요 기관들도 미국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낮추고 있다.

골드만삭스는 미국의 연간 국내총생산(GDP) 증가율 전망치를 기존 6.0%에서 5.7%로, 4분기 전망치는 6.5%에서 5.5%로 각각 하향 조정했다고 CNBC방송이 보도했다.

골드만삭스는 "향후 소비성장에 대한 장애물이 높아졌다"며 "델타 변이가 이미 3분기 성장을 짓누르는 가운데 재정부양 효과 약화와 서비스 부문 회복 지연이 중기적으로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분석했다.

옥스퍼드이코노믹스도 지난달 말 미국의 연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7.5%에서 6.0%로 크게 낮춘 바 있다.

모건스탠리는 이날 미국 주식에 대한 투자 의견을 '비중 축소'로 다운그레이드하며 투자자들에게 경고 메시지를 날렸다.

글로벌 회계컨설팅회사 KPMG의 수석 이코노미스트인 콘스탄스 헌터는 WSJ에 "부서진 희망만큼 나쁜 것은 없다"며 "사람들은 이제 아이가 학교에 가니 직장에 돌아갈 거라고 생각했지만 이제는 많은 것이 의문에 빠진 상태"라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노동절 연휴를 마치고 나흘 만에 개장한 뉴욕증시의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269.09포인트(0.76%) 떨어진 35,100.00에,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15.40포인트(0.34%) 떨어진 4,520.03에 각각 마감했다.

다만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만 10.81포인트(0.07%) 소폭 상승한 15,374.33으로 최고가 기록을 다시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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