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6월 캐런 가너가 경찰에 체포당하는 장면

2020년 6월 캐런 가너가 경찰에 체포당하는 장면

[러브랜드 경찰/AP=연합뉴스, 재판매 및 DB 금지]

 

(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 미국에서 1만 원대 물건을 훔친 혐의로 경찰 폭행을 당한 70대 치매 할머니가 배상금 35억 원을 받게 됐다.

미국 콜로라도주 러브랜드시(市)는 8일 경찰 폭행 피해자 캐런 가너(73)에게 300만 달러(35억 원) 배상금을 지급하는 데 합의했다고 AP 통신 등이 보도했다.

통신에 따르면 치매 환자인 가너는 작년 6월 러브랜드의 한 가게에서 13.88달러(1만6천 원)짜리 물건을 훔친 혐의로 경찰에 체포됐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관 오스틴 홉은 현장을 벗어나 집으로 돌아가야 한다는 가너를 막아서며 거칠게 여러 차례 밀어붙였고 팔을 뒤로 돌려 땅바닥에 넘어트린 뒤 수갑을 채웠다.

이 과정에서 가너의 어깨는 탈구됐다.

가너와 그 가족은 경찰이 70대 치매 노인을 폭력을 동원해 강압적으로 체포했다며 소송을 제기했고, 홉은 2급 폭행 혐의로 기소됐다.

러브랜드시의 합의금 지급 발표 이후 기자회견을 하는 캐런 가너 가족

러브랜드시의 합의금 지급 발표 이후 기자회견을 하는 캐런 가너 가족

[The Denver Post/AP=연합뉴스, 재판매 및 DB 금지]

 

경찰에 따르면 홉은 체포 과정에서 가너가 다쳤다는 사실을 알고도 이를 숨긴 채 최초 보고서를 작성했고 어깨 부상으로 병원 진찰을 받고 싶다는 요청도 묵살했다.

또 유치장에 가둔 뒤 그의 체포를 농담거리로 삼아 동료 경찰관과 웃고 떠든 것으로 나타났다.

러브랜드시는 성명에서 가너에게 합의금을 지급하는 동시에 경찰의 폭력 행위에 대해 가너와 그 가족에게 사과했다고 밝혔다.

가너 측 변호사는 이번 합의는 경찰 폭력의 근절 필요성에 대한 "강력한 메시지를 전한다"면서 "가너를 폭력적으로 체포하는 행위에 관여했거나 그러한 환경을 조성한 모든 경찰관도 함께 물러나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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