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시티=연합뉴스) = 중미 엘살바도르의 세계 첫 비트코인 법정통화 채택은 엘살바도르 내에서뿐만 아니라 다른 나라들에도 관심사다.

지난 7일 개시된 엘살바도르의 '모험'은 첫날부터 애플리케이션 오류와 반대 시위, 비트코인 시세 폭락 등으로 얼룩졌으나 비트코인에 대한 관심을 높이는 데에는 어느 정도 성공했다.

혼란스러웠던 출발에도 불구하고 비트코인이 엘살바도르에 송금 비용 절감 등의 효과를 가져다 준다면 엘살바도르의 뒤를 따르는 나라들도 나올 것으로 보인다.

이미 중남미 다른 나라에서도 암호화폐를 제도권 안으로 들여오려는 움직임은 이어지고 있다.

카리브해 쿠바는 오는 15일부터 상업 거래에서 암호화폐 사용을 허가하고 법적으로 규제하기로 했다.

지난달 쿠바 정부는 이같은 결정을 밝히면서 "사회경제적 이익"을 고려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쿠바에선 이미 미국의 금융제재나 정부의 규제를 피하기 위해 많은 이들이 비트코인과 이더리움 등 암호화폐를 널리 사용해 왔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엘셀바도르에서 비트코인 전자지갑 앱 사용 도와주는 직원

엘셀바도르에서 비트코인 전자지갑 앱 사용 도와주는 직원

[로이터=연합뉴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가파른 물가 상승으로 자체 통화가치가 빠르게 추락하고 있는 베네수엘라나 아르헨티나에서도 암호화폐 사용이 늘고 있다. 베네수엘라의 경우 2018년 자체 암호화폐 페트로를 발행하기도 했다.

중미 파나마에서도 일부 의원들이 비트코인 법제화를 추진 중이다.

엘살바도르 이웃 온두라스에선 지난달 말 수도 테구시갈파에 첫 암호화폐 ATM이 설치되기도 했다.

아울러 온두라스와 과테말라 중앙은행은 8일 디지털화폐 발행에 대한 관심을 나란히 표명하기도 했다고 로이터통신은 보도했다.

다만 엘살바도르처럼 암호화폐를 법정통화로까지 삼는 나라들이 많이 나오지는 않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월가 투자가 마크 모비어스는 최근 블룸버그TV에서 "재정문제를 겪고 있는 일부 국가들에선 비트코인을 법정통화로 채택할 수도 있다"면서도 엘살바도르와 같은 사례가 줄 잇지는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미국 등의 정부가 비트코인으로 세금을 받겠다고 하면 그땐 비트코인이 국제적으로 인정받는 화폐가 되는 것이니 내 의견도 바뀌겠지만 그런 일이 곧 일어날 것 같진 않다"고 말했다.

중남미에서도 모든 국가가 비트코인에 전향적인 태도를 보이는 것은 아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멕시코 중앙은행의 알레한드로 디아스 데레온 총재는 9일 "사람들은 구매력이나 봉급이 하루에도 10%씩 오르내리는 것을 원치 않을 것"이라며 비트코인이 화폐라기보단 물물교환 수단에 가깝다고 표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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