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뉴스) 강건택 특파원 = 글로벌 저명 과학자들이 현시점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의 부스터샷(추가접종)은 필요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미국 식품의약국(FDA)과 세계보건기구(WHO) 소속의 과학자들은 13일(현지시간) 영국의 의학전문지 랜싯에 이 같은 내용의 전문가 리뷰를 게재했다고 블룸버그통신과 CNBC방송 등이 보도했다.

이들은 "현재까지 나온 증거로는 일반 대중에 대한 부스터샷이 필요한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며 "대유행의 현 단계에서는 부스터샷의 광범위한 분배가 적절하지 않다"고 말했다.

백신 접종으로부터 몇 달이 지나도 코로나19 중증 감염을 예방하는 효과는 여전히 강력하다는 사실이 이런 주장의 근거가 됐다.

과학자들은 실제 접종에 대한 관찰 연구나 임상시험에서 수집한 데이터를 살펴본 결과 "그 어느 것도 (코로나19) 중증에 대한 보호가 상당히 약해졌다는 믿을 만한 증거를 제시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이들은 또 너무 빨리 부스터샷 접종을 시작할 경우 심근염과 같은 백신의 희귀 부작용이 초래될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따라서 부스터샷은 면역체계가 약해 기존 2회 접종만으로 충분한 면역반응을 생성하지 못하는 일부 경우에 한해 접종해야 한다고 이들은 권고했다.

다만 FDA와 WHO의 과학자들은 백신으로 생성한 면역력이 앞으로 약화하거나 더 강력한 변이 바이러스가 발생할 경우 언젠가는 일반 대중에 대한 부스터샷이 필요할 수 있다고 가능성을 열어놨다.

그러나 이들은 "부스터샷 접종이 궁극적으로 중증 코로나19에 대한 중기적 위험을 낮춰주는 것으로 나타나더라도, 현재 백신 공급분은 아직 접종하지 않은 인구에 먼저 사용해야 더 많은 생명을 구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번 리뷰에는 매리언 그루버 FDA 백신연구심의실장과 필립 크로스 부실장, 숨야 스와미나탄 WHO 최고과학자, 마이크 라이언 WHO 긴급대응팀장, 아나 마리아 에나오-레스트레포 WHO 백신연구개발 담당 등이 참여했다.

주요 선진국들이 부스터샷 접종을 시작하고 미국도 일주일 뒤부터 부스터샷 캠페인에 나설 계획인 가운데 나온 최고 전문가들의 이런 주장은 부스터샷 필요성에 대한 논란을 점화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그루버 실장과 크로스 부실장은 조 바이든 행정부의 부스터샷 계획 강행에 반발해 연내 사임할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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