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 독립기념일 행사에 나란히 참석한 멕시코(왼쪽 두번째)와 쿠바(오른쪽 두 번째) 대통령

멕시코 독립기념일 행사에 나란히 참석한 멕시코(왼쪽 두번째)와 쿠바(오른쪽 두 번째) 대통령

[AFP=연합뉴스]

 

(멕시코시티=연합뉴스) 고미혜 특파원 = 쿠바 정상과 함께 독립기념일 행사에 참석한 멕시코 대통령이 미국을 향해 쿠바에 대한 경제봉쇄 해제를 촉구했다.

안드레스 마누엘 로페스 오브라도르 멕시코 대통령은 16일(현지시간) 수도 멕시코시티에서 열린 독립기념일 열병식을 앞두고 멕시코를 방문 중인 미겔 디아스카넬 쿠바 대통령과 나란히 기념식에 자리했다.

로페스 오브라도르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미국 정부에 쿠바에 대한 봉쇄를 해제할 것을 정중히 호소한다"며 "어떤 나라도 다른 국민과 국가를 지배할 권리는 없다"고 말했다.

대통령은 "정치적 세심함을 충분히 갖춘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관대한 행동을 통해 쿠바에 대한 공격적인 정책을 영원히 끝내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디아스카넬 대통령은 멕시코가 보여준 연대와 이번 독립기념일 행사 초청에 고마움을 전하며, 경제 위기를 겪고 있는 쿠바에 대한 멕시코의 지원을 영원히 기억하겠다고 말했다.

멕시코 독립기념일 열병식

멕시코 독립기념일 열병식

[AP=연합뉴스]

 

쿠바는 1960년대부터 이어진 미국의 금수 조치와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정권에서 더욱 강화된 경제 제재,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등으로 최근 극심한 경제 위기를 겪고 있다.

지난 7월엔 생활고 등을 견디지 못한 쿠바 국민이 이례적인 반(反)정부 시위를 벌였는데, 이후 멕시코는 쿠바에 발 빠르게 식량과 의약품 등 구호물자를 보냈다.

당시에도 로페스 오브라도르 좌파 정권은 미국을 향해 대(對)쿠바 제재 해제를 촉구한 바 있다.

쿠바와의 밀착 행보를 두고 펠리페 칼데론 전 멕시코 대통령은 "멕시코의 독립 200주년 기념 자리를 쿠바 국민 수십 명의 투옥한 독재자에게 내주는 것은 받아들일 수 없는 일"이라고 비난하기도 했다.

멕시코의 독립기념일은 스페인에 맞서 독립전쟁을 시작한 1810년 9월 16일을 기점으로 하고 있어 올해가 211주년이지만, 독립전쟁이 끝난 1821년 9월 27일을 기준으로 하면 올해가 200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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