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뉴욕의 구글 사무실 [AFP=연합뉴스 자료사진]

미국 뉴욕의 구글 사무실 [AFP=연합뉴스 자료사진]

 

(샌프란시스코=연합뉴스) = 코로나19 사태 속에도 막대한 현금을 축적한 미국 정보기술(IT) 공룡들이 상업용 부동산 쇼핑에 나서고 있다.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기록적인 수준의 현금을 쌓아둔 거대 IT 기업들이 이 돈을 보유하고 있어 봐야 얻는 게 거의 없고 쓸 곳도 동이 나자 대규모로 상업용 부동산을 매입하고 있다고 2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코로나19 사태가 터지자 가장 앞장서 재택근무로 전환했던 업종이 IT 분야였고, 포스트 코로나에도 재택근무를 계속 시행하겠다는 곳이 많다는 점에 비춰보면 역설적인 일이다.

검색엔진 업체 구글은 최근 뉴욕시 맨해튼의 오피스 빌딩을 21억달러에 매입하기로 했다.

이 계약은 작년 초 코로나19 대유행 이후 단일 빌딩으로는 가장 비싼 매물이자, 미국 역사상 최고가 건물 거래 중 하나라고 부동산 데이터 업체 리얼캐피털 애널리틱스는 밝혔다.

뉴욕시 서쪽 허드슨 강변의 이 건물은 현재 구글이 임차해 쓰고 있다. 빌딩 매수 옵션을 가진 구글이 내년 1분기 이 옵션을 행사하기로 한 것이다.

앞서 전자상거래 업체 아마존은 지난해 8월 맨해튼의 옛 로드앤드테일러 백화점 건물을 9억7천800만달러(약 1조1천600억원)에 매입했고, 소셜미디어 페이스북은 작년 9월 워싱턴주 벨뷰의 오피스 캠퍼스를 3억6천800만달러(약 4천400억원)에 사들였다.

전통적으로 미국 산업계에서 부동산 부자는 점포가 필요한 월마트 같은 소매 체인이나 맥도날드 같은 프랜차이즈 식당이었다. 이 대열에 IT 공룡들이 사무실과 데이터센터, 창고, 소매점 등을 사들이며 합류한 것이다.

WSJ은 IT 기업들이 부동산 투자에 뛰어들게 된 데는 여러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며 첫 번째로는 더 많은 돈을 보유하게 됐다는 점을 꼽았다.

시장을 지배하는 크고 수익성 높은 기업이 더 성장하면서 더 많은 현금을 축적하게 됐다는 것이다.

금융 정보·분석 기업 'S&P 글로벌 마켓 인텔리전스'에 따르면 미국의 상장 기업들이 보유한 현금과 현금등가물, 단기투자는 2조7천억달러(약 3천203조원) 규모로 10년 전인 2011년 4분기보다 90% 이상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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