元 '대장동→靑' 도보투쟁 제안에 洪 "선거운동" 劉 "일정있다" 尹 "생각해보겠다"

(서울=연합뉴스) 한지훈 이동환 기자 = 국민의힘 대권 주자 4인은 31일 서울에서 열린 경선 마지막 TV 토론에서 각자 본선 경쟁력을 내세우며 맞붙었다.

당원 투표 개시를 하루 앞두고 벌어진 최종 토론 배틀로, 승부에 쐐기를 박기 위한 한 치 양보 없는 진검승부가 펼쳐졌다.

국민의힘은 그동안 이어온 세 차례의 1대1 맞수토론을 포함해 총 10차례의 토론 대장정을 이날 마무리했으며, 내달 1∼2일 온라인 당원 투표와 3∼4일 전화 당원 투표 및 여론조사를 거쳐 5일 전당대회에서 대선 후보를 선출한다.

◇ 尹-洪, 마지막 토론까지 날 선 신경전

이날 토론의 하이라이트도 역시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홍준표 의원의 신경전이었다.

홍 의원은 먼저 윤 전 총장의 확장성과 관련, "최근 '398 후보'란 얘기 들어보셨나"라며 "20대의 3%, 30대의 9%, 40대의 8% 지지율로 본선 치르기 어렵다. 신인이라 주장하면서 확장성을 얘기하는 건 난센스"라고 주장했다.

홍 의원은 또 "고발 사주 문건 의혹에 대해 '윤 후보의 책임 있다'가 47.1%, '윤 후보에 대한 정치 공격이다'가 33.3%였다"며 "어떻게 생각하나"라고 추궁했다.

이에 윤 전 총장은 "희한한 통계만 뽑으셨다"며 "수준 높여서 하시죠. 마지막 날인데"라고 불편한 심기를 내비쳤다.

윤 전 총장은 반대로 홍 의원에게 "민주당 지지층의 지지율이 제가 9%라면 (홍 의원은) 한 50% 된다"며 "홍준표라고 안 하고 소위 '꿔준 표'라고 해서, 본선에 가서는 결국 민주당 뽑을 사람들인데 그걸 확장성이라 생각하시나"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홍 의원은 "최근에 이재명을 이기는 국민의힘 후보는 저밖에 없지 않나"라며 "이재명이하고 일대일로 붙는데, 거기에 무슨 역선택이라는 말이 나오나"라고 반문했다.

그러나 윤 전 총장은 "저는 (홍 의원이) 중도 확장성이 없다고 본다"며 "본선 때 다른 후보 찍을 것을 꾸어준 표라고 생각한다"고 물러서지 않았다.

◇ "'중도 확장성'은 나"…李 꺾을 적임자 자임

후보들은 토론 초반 '내가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를 꺾을 적임자인 이유'를 주제로 1시간가량 자유토론을 벌였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은 대장동 개발 특혜·비리 의혹 사건을 거론하면서 "저는 이쪽 분야 전문가"라며 "사건을 딱 보면 견적이 나오는 그런 사람"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대장동 사건은 빙산의 일각으로, 10배 이상의 실제 빙산이 있다"며 "결국 비리를 따라가다 보면 정치개혁 요구 목소리가 나올 텐데, 새로운 인물을 내세우는 게 중도 확장에 더 유리하다"고 덧붙였다.

홍준표 의원은 이 후보에 대해 "쌍욕을 하고 무상 연애, 무상 포퓰리즘을 했다"며 "'경기도 차베스', '베네수엘라 급행열차'와 붙으려면 아무래도 홍준표가 제일 낫다"고 말했다.

그는 이 후보에 맞설 준비가 부족한 것 아니냐는 원희룡 전 제주지사의 지적에 "본선까지 4개월이 있다"며 "그때 다 준비하면 된다"고 일축했다.

유승민 전 의원은 "중도층, 무당층, 수도권, 청년층에서 본선 승부가 좌우된다"며 "제가 보수 진영에서 중도 확장성이 가장 강하다"고 주장했다.

유 전 의원은 "이 자리가 '1경 3검'"이라며 "검사 출신 세 분이 있고, 정말 평생 경제를 했던 사람은 저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원 전 지사는 "이재명 비리의 실체를 파고들어 잘 파악하고 있다"며 "이재명에 대한 싸움이 다 준비됐다. 땀이 나서 몸이 풀리기 시작했는데, 구원 투수를 벤치에 앉힐 건가"라고 물었다.

◇ '깐부' 없는 난타전…꼬리에 꼬리 문 공방

후보들 간의 공격과 방어는 토론 내내 꼬리에 꼬리를 물었다.

먼저 유 전 의원은 부패 척결을 강조한 윤 전 총장을 향해 "부패 하나만 잡으면 대통령이 될 수 있나"라며 "검찰총장을 계속하셔야지 왜 대통령에 출마했는지 모르겠다"고 꼬집었다.

이어 윤 전 총장과 홍 의원을 싸잡아 "여론조사를 보면 두 분이 비호감도 1·2위"라며 "과거에는 대통령이 된 사람들이 그렇게 비호감도가 높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홍 의원은 원 전 지사를 향해 "제가 대통령 후보가 되면 대장동 비리 TF(태스크포스) 총괄 책임자를 해주시면 좋겠다"고 했다가 원 전 지사로부터 "역겹지 않으냐"고 되치기를 당했다.

앞서 TV 토론에서 원 전 지사가 탄소세 관련 입장을 캐물은 데 대해 홍 의원이 토론 후 페이스북에서 "역겨웠다"고 비판한 일을 끄집어낸 것이다.

홍 의원은 원 전 지사가 "그런 자세는 대통령의 자세가 아니다"고 거듭 지적하자 "제가 유감을 표명하겠다.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결국 물러섰다.

원 전 지사는 그러나 홍 의원의 정책 준비가 부실하다며 "빈 깡통 같다"고 공세를 늦추지 않았고, 홍 의원은 "그런 식으로 비난하는 건 마지막 토론에 적합하지 않다"며 멋쩍게 웃었다.

원 전 지사는 "내일부터 저는 대장동에서 청와대까지 두 발로 걸으며 1인 시위를 할 것"이라며 "원팀이라 했으니 같이 하면 어떠냐"고 다른 후보들에게 제안하기도 했다.

이에 홍 의원은 "11월 4일까지 선거운동을 해야 한다", 유 전 의원은 "저도 내일부터 일정이 있다", 윤 전 총장은 "글쎄 한번 생각해보겠다"며 각각 사실상 난색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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