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 고아의 영원한 은인이라는 칭송을 받았던 국내 굴지의 사회복지법인인 홀트아동복지회가 각종 악재에 시달리고 있다.

홀트아동복지회 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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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홀트아동복지회 제공=연합뉴스, 재판매 및 DB 금지]

 

고아 수출로 돈벌이를 한다는 비난을 받은 데 이어 폭행 사망 입양아에 대한 관리 부실로 여론의 뭇매를 맞다가 장애인 상습 폭행까지 불거져 시설 일부가 폐쇄되는 초유의 사태를 맞게 됐다.

홀트아동복지회는 미국인 해리 홀트와 버다 홀트 부부가 1955년 전쟁과 가난으로 부모를 잃은 아이들에게 새로운 가정을 찾아주는 입양을 시작하며 설립됐다.

이 단체는 전쟁고아와 혼혈아동 지원 외에 장애인 보호·재활과 다문화사업 등으로 활동 범위를 넓혔으며 중증장애인 거주 시설을 국내에서 가장 먼저 운영하기도 했다.

버다 홀트는 1964년 남편을 여의고도 홀트아동복지회를 훌륭하게 이끈 공로를 인정받아 1995년 국민훈장의 최고 영예인 무궁화장을 받았다.

2000년에는 키와니스 세계봉사상을 받았다. 마더 테레사 수녀와 여배우 오드리 헵번, 미국 대통령 부인 로잘린 카터 등이 수상한 권위 있는 상이다.

홀트 부부의 셋째딸 말리 홀트도 부모의 뜻을 받들어 장애인과 고아의 친구로 지내다 2019년 별세했다.

말리 홀트 홀트아동복지회 이사장 빈소 모습

말리 홀트 홀트아동복지회 이사장 빈소 모습

[홀트아동복지회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홀트 가족의 헌신적인 노력 덕분에 가부장제 전통과 혈통 중심 문화가 강한 한국에서 입양에 대한 부정 인식이 개선되고 장애인 권리가 신장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들에게 찬사만 따라붙은 것은 아니다.

국내외에서 입양 아동이 양부모의 폭행으로 잇따라 사망하고 입양국 시민권을 얻지 못해 국내로 추방되는 사례가 속출하면서 부실 관리를 질타하는 여론이 비등했다.

설상가상으로 사회복지사가 발달 장애인들을 상습 학대한 사실이 공개돼 홀트 부부가 1961년 경기도 고양시 일산서구에 손수 일군 홀트일산복지타운에서 장애인 주간 보호 기능이 멈추게 됐다.

삶의 마지막 순간까지 아이들을 돌보다 숨진 홀트 부부와 딸이 묻힌 이곳 시설의 폐쇄는 홀트아동복지회 사상 최악의 불명예 중 하나로 기록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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