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매사추세츠주 모더나 생산시설

미국 매사추세츠주 모더나 생산시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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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연합뉴스) = 연방정부의 도움을 받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을 개발한 모더나가 정부에 속한 과학자들의 이름은 쏙 빼고 자사 과학자들의 이름만 넣어 특허를 출원한 것으로 드러났다.

모더나는 지난 7월 미 특허청(USPTO)에 낸 코로나19 백신에 대한 특허 신청서에서 "이 사람들(정부 과학자들)이 핵심 성분을 공동 개발하지 않았다는 선의의 결론에 도달했다"며 이들의 이름을 제외한 이유를 밝혔다고 뉴욕타임스(NYT)가 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에 따라 특허 신청서에는 모더나 소속 직원들만이 '단독 개발자'로 명시돼 있다고 NYT가 전했다.

그러나 모더나의 백신 개발 과정에 미 국립보건원(NIH)이 상당한 도움을 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당시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는 "NIH-모더나 코로나19 백신"이라고 부르기도 했다.

NIH에 따르면 NIH 백신연구센터의 존 마스콜라 소장, 바니 그레이엄 박사, 키즈메키아 코벳 박사 등 3명의 과학자가 모더나 소속 과학자들과 함께 코로나19 백신 개발에 참여했다.

따라서 모더나 백신의 주요 특허 출원에 이들 3명의 이름이 들어가야 한다고 NIH는 주장한다.

그러나 모더나는 NIH 소속 과학자들의 이름을 포함하는 데 반대해왔다.

양측은 1년 넘게 특허 분쟁을 해결하기 위해 물밑에서 논의해왔으나, 모더나가 단독으로 특허를 출원한 것으로 확인되면서 NIH는 충격을 받은 상태라고 미 정부 관리들이 NYT에 전했다.

미 특허청이 언제 결정을 내릴지는 불투명하다.

만약 특허가 승인될 때까지 양측이 타협점을 찾지 못한다면 조 바이든 행정부가 이 문제를 법원으로 끌고 갈 수도 있다고 신문은 내다봤다.

미 정부로서는 정부 소속 과학자들의 이름이 특허에 포함돼야 모더나 백신의 제조, 공급에 관해 더 큰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

이 경우 미 정부가 모더나의 허가를 받지 않고도 백신 기술을 다른 국가와 회사에 사용할 수 있도록 허가할 수 있다고 법률 전문가들은 판단한다.

모더나를 비롯한 백신 제조사들은 제3 세계 백신 공급 확대를 위한 백신 지식재산권 면제에 반대하는 입장이다.

또 모더나는 코로나19 백신 개발 과정에서 NIH의 도움을 받은 것은 물론 100억 달러(약 11조8천억원)의 국민 혈세를 지원받았다는 점에서 더욱 비난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연방정부가 내년 말까지 모더나 백신을 구매하는 데 쓴 비용도 350억 달러(약 41조2천억원)나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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