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악한 환경의 목화농장에서 일하던 90년 전 10대 시절의 경험을 공유한 미국의 103세 흑인 할머니가 동영상 공유 플랫폼 틱톡에서 인기 스타로 떠올랐다고 24일(현지시간) 영국 일간지 인디펜던트가 보도했다.

미국 플로리다주에 사는 마디 스콧 할머니는 최근 손녀의 틱톡 계정을 통해 자신이 12살부터 생계를 위해 해야만 했던 목화 따기 경험을 들려줬다.

할머니는 당시 미국 남부 조지아주 한 목화 농장에서 동트기 전인 새벽 3시부터 오후 5시까지 매일 같이 목화를 따는 일을 했다고 한다.

하루 14시간의 고된 노동이 끝나면 손에 쥐는 돈은 50센트(약 590원)가 전부였다.

스콧 할머니는 "어린 나이에 목화를 딴 경험으로 목화 줄기에 있는 가시를 피하는 법을 배웠다"고 회고했다.

스콧 할머니의 손녀 샤니카 브래드쇼는 자신의 틱톡 계정에 경험담을 풀어놓는 할머니의 영상과 함께 "할머니가 새벽 3시부터 오후 5시까지 날마다 목화를 땄지만 거의 아무런 보수도 받지 못했다"는 글을 남겼다.

틱톡 이용자 290만 명 이상이 이 영상을 봤고 2만2천 명이 댓글을 남겼다.

남부에서 수 세기 동안 이뤄졌던 목화 생산은 역사적으로 노예 노동과 미국 남북전쟁(1861∼1865년) 등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북부는 노예 해방을 주장했지만 흑인 노예를 이용해 대규모 목화 농장을 운영해야 하는 남부 지역은 노예제를 고수했다.

전쟁 후 노예제는 폐지됐지만 흑인의 노동 여건은 이후로도 오랫동안 열악한 상태에 머물렀다.

스콧 할머니의 사연을 접한 한 틱톡 이용자는 "많은 이가 이런 일이 아주 오래전에 있었던 일처럼 말하고 있지만 생존하는 사람들의 기억 속에 여전히 트라우마가 남아있다"고 적었다.

또 다른 이용자는 "스콧 할머니는 모든 것을 견디며 오늘날 세상을 자유롭게 볼 수 있길 바랐던 선조들의 꿈을 대변한다"고 했다.

손녀 브래드쇼는 이런 반응과 관련, 비록 자신의 할머니는 노예가 아니었지만 생존하기 위해 소작농처럼 일해야만 했다고 답했다.

또 당시 소작농들은 많은 일을 했지만 보수가 극히 적었다고 덧붙였다.

다음 달 8일 104세 생일을 맞는 스콧 할머니는 최근 미 온라인 매체 버즈피드와의 인터뷰에서 "요즘 젊은이 가운데 그 누구도 지금 이 자리에 있기 위해 내가 겪었던 일을 겪지 않아도 될 것"이라고 말했다고 인디펜던트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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