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등 권위주의 국가들이 감시장비와 기술 등을 인권 침해 수단으로 사용하지 못하도록 수출을 제한하는 방안이 추진된다고 2일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바이든 행정부는 오는 9∼10일 100여개 나라가 참가하는 민주주의 정상회의에서 민감한 기술·장비 등에 대한 수출을 통제하기 위해 우호국들과 함께하는 새 행동 규칙 수립 계획을 발표할 예정이다.

이번 합의에 참여할 국가는 아직 드러나지 않았으나, 미국 정부는 바세나르 체제 회원국들이 포함될 수 있음을 내비쳤다.

바세나르 체제는 1996년 출범한 다자간 전략물자 수출통제체제로 미국을 비롯해 유럽·북미·동아시아 동맹국들과 러시아 등 42개 나라가 참여하고 있다.

수출 통제 계획에 포함될 기술들은 미국 내에서 법 집행과 정보 작전 등에 사용되지만 비민주주의 국가들도 사용을 늘려가고 있어 이미 미 정부의 제재 대상이 된 것들과 유사할 것으로 보인다고 신문은 전했다.

지난달 바이든 행정부는 이스라엘 NSO 그룹 등 IT(정보기술) 보안 업체 4곳을 블랙리스트(entity list)에 올리고 미국의 특정 기술을 획득할 수 없도록 조치한 바 있다.

미 정부 관계자는 이날 언론브리핑에서 "전 세계적으로 디지털 감시가 증가하는 까닭에 새 통제 장치 마련에 나서게 됐다"며 "중국 등 일부 국가들이 국민을 통제하거나 감시하는 목적으로 기술을 악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인권 탄압에 사용되는 기술 이동을 막기 위해서는 다각적인 접근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앞서 WSJ 등 다수 매체는 중국 정부가 신장 위구르 주민 등 소수 민족과 반체제 인사 등을 추적하기 위한 감시망을 구축할 수 있도록 미국 기업들이 기술을 제공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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