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1·6 미 의회폭동' 사태로 피해를 본 경찰관으로부터 또 소송을 당했다. 의회폭동 1주년인 이달 6일로 예고했던 기자회견도 돌연 취소했다.

4일 블룸버그와 AP 통신 등에 따르면 미 의회 경관 마르쿠스 무어는 최근 트럼프 전 대통령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10년차 경관인 그는 작년 1월 6일 의회의사당에 난입한 트럼프 지지자들로부터 공격을 받았다.

무어는 소장에서 "백악관에서 쫓겨날지 모른다며 '선거 사기'를 주장하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그릇된 주장이 폭도들을 자극했다"면서 의회폭동의 책임을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돌렸다.

이와 함께 자신이 직접 경험한 폭도들의 전횡을 소장에 담으면서 이들의 폭력이 초래한 신체적·정신적 부상에 대한 금전적 보상을 요구했다.

그는 "폭도들이 소화기와 막대기 등을 집어던지고 주먹으로 경찰관들을 때렸다"면서 "그러면서도 이들은 무어를 비롯한 경관들에게 '우리는 당신들을 위해 일어났다'고 외치며 합류를 종용했다"고 당시 상황을 되새겼다.

블룸버그는 의회폭동 사태와 관련해 트럼프 전 대통령이 경관들로부터 소송을 당한 것이 이번까지 최소 네 건에 이른다고 전했다.

지난해 4월에는 의회폭동 과정에서 다친 의회 경관 2명이 각각 최소 7만5천 달러(약 8천400만 원)의 피해보상과 함께 알려지지 않은 액수의 징벌적 손해배상을 요구하며 트럼프 전 대통령을 고소한 바 있다.

이런 가운데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의회 폭동 사태와 관련해 오는 6일 자신의 거주지인 플로리다주 마러라고 리조트에서 가지려고 했던 기자회견을 4일 돌연 취소했다.

그는 트위터를 통해 "민주당의 1월 6일 (의회폭동 조사 하원 특별) 위원회가 가진 편견과 부정직, 2명의 실패한 공화당 의원, 가짜 언론들을 고려해 목요일(6일)로 예정했던 마러라고 기자회견을 취소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대신 오는 15일 애리조나에서 열리는 집회에서 중요한 여러 주제에 대해 논의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여전히 2020년 미국 대선이 부정선거였다고 주장하는 트럼프 전 대통령은 기자회견에서 의회폭동 사태를 조사 중인 미국 하원 특별위원회를 비난하는 발언을 할 것으로 알려졌었다.

기자회견 취소의 구체적 배경이 드러나지 않은 가운데 AP통신은 트럼프 전 대통령의 측근을 인용해 기자회견이 올해 중간선거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을 우려한 일부 공화당 의원들로부터 트럼프 전 대통령이 압력을 받았을 것이라고 추정했다.

실제 사우스캐롤라이나주 린지 그레이엄 공화당 상원의원은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기자회견을 취소하고 이번 주말 함께 골프를 치자고 제안했다고 통신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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