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래스카주에서 최근 쌍둥이 여아를 출산한 한 산모는 매주 남편과 이 가게 저 가게로 차를 몰고 다닌다.

쌍둥이가 예정일보다 13주 일찍 태어나 미숙아용 특수 분유를 먹어야 하기 때문이다.

쌍둥이가 중환자실에서 퇴원한 날 병원조차 분유를 제공하지 못했고 엄마는 주택가 도로변의 한 식료품점에서 몇 통을 겨우 구했다.

이 엄마는 "뭔가 잘못됐다. 이런 문제가 있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뉴욕타임스(NYT)는 분유 대란이 장기화하면서 이 쌍둥이 엄마처럼 미숙아 등을 위해 특정 분유 제품이 필요한 부모가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미국 정부는 이런 가족을 위해 우유 단백질 과민증이 있는 아기도 먹을 수 있는 저자극성 분유를 독일에서 긴급 공수했으며, 분유 제조사 애보트는 4일 미시간주 공장에서 저자극성 분유 생산을 재개했다.

그러나 부모들은 아직 효과를 체감하지 못하고 있다.

미숙아 자녀에 대한 걱정만으로도 이미 마음 고생이 심한데, 안 그래도 취약한 아이에게 필요한 영양분조차 공급하지 못할 수 있다는 두려움까지 겹쳤다.

텍사스대 사우스웨스턴 메디컬센터의 라슈민 사바니 의사는 "거의 모든 조산아, 특히 임신 35주 전에 태어난 아이는 적절한 성장과 발달, 특히 장기적으로 뼈의 성장을 위해 특수 분유나 영양을 첨가한 모유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독일에서 미국으로 공수된 분유

독일에서 미국으로 공수된 분유

2022년 5월 22일(현지시간) 독일을 출발해 미국 인디애나폴리스의 공항에 착륙한 미 공군 C-17 수송기에서 분유가 하역되고 있다. [AP=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분유가 없으면 모유가 해결책이 될 수 있지만 모유 수유를 하지 않는 부모가 많다고 NYT는 전했다.

또 산모도 건강에 문제가 있거나 아기가 아직 모유를 빨거나 삼키지 못해 튜브로 흡입해야 하는 경우 특히 힘들 수 있다.

안나 그라임스(38)는 임신 35주 차에 낳은 아이를 일하면서 홀로 키운다.

그는 아기가 코로나19에 감염될 수 있다는 걱정을 억누르며 어느 하루 플로리다 잭슨빌 집 주변의 가게 5곳을 돌았지만 한 통도 구하지 못했다.

샤퀘샤 조지(33)는 7주 일찍 태어난 아이가 젖소 우유 알레르기가 있지만, 특수 분유 찾기를 당분간 포기했다.

어쩔 수 없이 젖소 우유 성분의 분유를 먹이고 의사도 괜찮다고는 했지만, 아이가 분유를 소화하면서 고통스러워하는 모습을 봐야한다.

그녀는 "분유를 구하는 것조차 할 수 없어 힘들다. 매우 지친다"고 말했다.

부모들은 온라인으로 분유 정보를 공유하고 서로 지원하는 '품앗이' 사이트를 운영하고, 일부는 소아과에 도움을 요청하기도 한다.

메리 채플(19)처럼 비공식 사이트를 통해 모유를 기부받는 경우도 있다.

식품의약국(FDA)은 박테리아나 약물, 심지어 HIV(에이즈 바이러스) 전파 위험을 이유로 검증되지 않은 모유를 받지 말라고 경고한다.

그러나 분유를 구하지 못해 이미 여러 차례 가게에서 눈물을 터뜨린 경험이 있는 채플씨에게는 다른 선택이 없다.

그녀는 "아이가 26일을 중환자실에서 보내는 동안 너무 겁이 났는데 이제 분유까지 부족해 무섭다"며 "절대 끝나지 않는 전투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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