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방대법원의 '낙태권 뒤집기' 가능성에 불만을 품고 대법관을 위협한 20대 남성이 살인 미수 혐의로 기소됐다고 미국 매체 악시오스가 1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미 법무부는 연방 대배심이 브렛 캐버노 연방대법관을 살해하려 한 혐의로 캘리포니아에 거주하는 26세 남성 니컬러스 로스케를 기소했다고 밝혔다.

미국 대배심은 검찰이 피의자를 기소하기 전에 일반 시민이 재판에 참여해 기소 여부를 결정하는 기구다.

로스케는 지난주 워싱턴DC 인근 메릴랜드주 몽고메리 카운티에 있는 캐버노 대법관의 자택 근처에서 권총 등으로 무장하고 있다가 경찰에 체포됐다.

로스케는 최근 유출돼 파문을 일으킨 낙태권 결정문 초안과 관련해 분노한 상태였던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주에 나온 기소장에 따르면, 로스케는 캐버노 대법관의 집 앞에서 경찰관들을 본 후 911에 전화를 걸어 자신이 총기를 소지했고, 자살 충동을 느끼고 있으며, 캐버노를 살해하기 위해 캘리포니아에서 왔다고 말했다.

그는 통화를 하던 와중에 몽고메리 카운티 경찰에 체포됐다. 그의 배낭에서는 검은색 조끼와 칼, 잡지 두 권, 탄약이 든 권총, 후추 스프레이, 케이블 타이, 해머, 드라이버, 망치, 쇠 지렛대, 권총 서치라이트, 접착테이프, 밑창 바깥쪽에 충전재가 있는 등산화 등 다양한 물품이 발견됐다.

그는 또 '로 대(對) 웨이드' 대법원 판결문 유출과 최근 텍사스주 유밸디에서 발생한 학교 총기난사 사건으로 화가 났다고 형사들에게 진술했다.

대법관 살해 혐의가 유죄로 확정되면 로스케는 최고 종신형을 선고받을 수 있다.

대법원은 현재 여성 낙태권을 심리 중인데, 지난 5월 낙태권을 보장한 근거인 로 대 웨이드 판결을 뒤집기로 했다는 내용의 결정문 초안이 유출된 바 있다.

사상 초유의 대법원 결정문 초안 유출 사고로 미국 사회는 발칵 뒤집어졌고, 정치권 공방은 물론 낙태권 지지자들의 전국적인 시위 등이 연일 이어지고 있다.

보수 쪽에서는 여성의 낙태권을 반대하고 있는데, 대법관 9명 중 보수 성향 인사가 캐버노 대법관을 포함해 6명에 달해 대법원의 기존 낙태권 뒤집기가 현실화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최종 판결 시점이 다가오면서 대법관은 물론 그 가족에 대한 신변 위험 우려가 커지자 미 의회는 앞서 14일 대법관과 가족에 대해 신변 보호를 제공하는 법안을 처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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