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2일 의회에 9월까지 3개월간 연방 유류세 면제를 요청하기로 했다고 AP·AFP 통신 등이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오후 2시 유가 관련 연설을 통해 이같이 요청할 것이라고 정부 고위 관계자가 말했다.

이는 각각 갤런(3.78ℓ)당 18센트(약 230원), 24.4센트(약 320원)인 휘발유·경유 유류세가 대상으로, 백악관은 모든 주에 대해 같은 조치를 요청할 계획이다.

정부 관계자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언급하며 "연료 가격 급등으로 타격을 입은 미국 소비자에게 즉각적인 도움을 제공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유류세 면제분이 그대로 가격에 반영될 경우 약 3.6%의 인하 효과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백악관은 소매 주유소에 대해 면세분을 즉각 가격에 반영하고 정유업체에 대해 원유 처리 능력을 확대하도록 요구함으로써 휘발윳값을 갤런당 최대 1달러가량 낮출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이번 방안은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유류비가 치솟으면서 바이든 대통령의 지지율이 침체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가운데 나온 것이다.

최근 미국 내 휘발유 평균 가격은 갤런당 사상 최초로 5달러(약 6천500원)를 넘어섰다.

고유가로 인해 경제 전망이 최저치로 떨어지면서 중간선거에서 민주당이 상·하원 과반 의석을 지키지 못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그러나 경제학자들과 여야 모두 이번 방안에 대해 회의적인 입장이라고 AP는 전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라는 외부 변수와 시장의 공급과 수요에 따라 움직이는 유가에 대해 대통령이 할 수 있는 것이 별로 없다는 주장이다.

실제로 바이든 대통령이 올해 3월 단행한 역대 최대 규모의 전략비축유 방출 역시 여태 별다른 효과를 보지 못하고 있다.

국제유가가 치솟던 2008년 버락 오바마 당시 민주당 대선 후보는 유가 상승에 따른 유류세 면제 주장에 대해 "정치인들이 뭔가 했다고 보여주기 위한 정치적 술수에 불과하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무디스 애널리틱스의 수석 이코노미스트 마크 잔디는 "최근 인플레이션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과 코로나19에 따른 공급망 교란이 주요 원인"이라며 "사우디아라비아와 아랍에미리트, 미국과 이란 간 핵 협상이 타결되면 공급 증가와 유가 인하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미치 매코널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는 올해 2월 의회 연설에서 "민주당은 1년 내내 연료비와 씨름했는데도 이제 와서 납세자의 돈을 퍼부어서 결과를 숨기려고 한다"고 비판했다.

민주당 소속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도 유류세 면제에 대해 부정적 의견을 밝힌 바 있다.

정부 관계자는 100억달러(약 13조원)에 달하는 세금 감면액을 감당할 여력이 있으며, 전국 고속도로 건설 및 관리를 위한 신탁기금도 그대로 유지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이 관계자는 새로운 수입원이 있는지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았다고 AP는 전했다.

저작권자 © Radiok1230 우리방송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