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부가 최근 극초음속 무기 실험에 실패했다고 지난달 30일 밝혔다.

CNN은 이 소식을 전하며 극초음속 무기 개발과 배치 경쟁에서 앞서가는 러시아, 중국을 따라잡으려는 미국의 노력에 또다시 차질이 빚어졌다고 평가했다.

보도에 따르면 하와이에서 실시된 이번 실험은 2단 미사일 추진체 위에 탑재한 공동 극초음속 활공체(C-HGB)를 발사하기로 돼 있었다.

초기엔 탄도미사일처럼 수직으로 상승했다가 활공체가 추진체와 분리돼 활공하는 방식이다.

극초음속 무기는 최대 속도가 마하 5(음속의 5배)를 넘는 무기를 일컫는다. 워낙 빠른 데다 저고도로 날 수 있어 현재 미사일 방어 체계로 요격이 어렵다.

핵무기 못지않게 적에 대한 억지력이 있어 군사 안보 질서와 전장의 판도를 바꾸는 '게임체인저'에 속한다는 평가도 이런 이유에서다.

국방부는 전체 시스템을 처음으로 테스트하는 과정에서 이상(anomaly)이 생겨서 실험을 완료하지 못했다면서 완전한 실패는 아니라고 주장했다.

국방부 대변인인 팀 고먼은 "계획한 비행 활동 전체에 대한 데이터를 수집할 수는 없었지만, 이번에 수집된 정보는 중요한 통찰력을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고먼 대변인은 실험의 어느 단계에서, 어떤 종류의 이상이 발생했는지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그는 프로그램 담당자가 이번 실험이 왜 실패했는지 살펴본 뒤 향후 실험에 반영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고먼 대변인은 "극초음속 무기의 보급은 여전히 최우선 과제"라며 "국방부는 2020년대 초까지 극초음속 공격과 방어 능력을 갖추겠다는 계획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고 여전히 확신한다"고 강조했다.

C-HGB 실험이 실패한 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해 10월 첫 실험에 나섰으나 추진체 오작동으로 C-HGB의 경우에는 아예 점검할 기회조차 갖지 못했다.

극초음속 미사일 경쟁에서 러시아와 중국에 뒤처진 것으로 평가받는 미국은 최근 개발에 속도를 올리고 있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를 상대로 극초음속 미사일을 발사하며 전쟁에서 처음으로 극초음속 미사일을 사용한 나라가 됐다.

중국도 지난해 8월 핵탄두 탑재가 가능한 극초음속 미사일 시험 발사를 했다는 보도가 나왔으나, 중국 당국이 이를 부인한 바 있다.

CNN은 이런 상황에서 이번 실험의 실패는 미국에 또 한 번 좌절을 안겼다면서도 다른 극초음속 프로그램에서는 성공적인 실험을 수행했다고 전했다.

미국 해군과 육군이 공동으로 개발 중인 C-HGB가 연거푸 실험에 실패한 데 반해 공군은 달랐다는 것이다.

실제로 미국 공군은 지난 5월 전략폭격기 B-52H가 공중발사 신속 대응 무기(ARRW)를 성공적으로 발사했다고 발표했다.

ARRW 프로그램도 성공을 거두기까지 세 차례 실험 실패를 겪었다고 CNN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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