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핼러윈 때 아이들의 호박 바구니를 가득 채웠던 미국 초콜릿 제조사 허시(Hershey)가 올해에는 공급망 마비로 연중 가장 큰 대목을 앞두고 비상이 걸렸다.

28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 등에 따르면 이날 허시는 원료 부족과 생산역량의 한계로 올해 핼러윈을 비롯해 추수감사절부터 신년에 이르는 휴가 시즌 자사 대표상품에 대한 수요를 맞추지 못할 수 있다고 밝혔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촉발된 전세계 공급망 대란은 최근 우크라이나 전쟁이 겹치면서 심화했고, 이 여파로 허시는 코코아와 식용유 등 원료 확보에 차질을 빚고 있다.

또 최근 초콜릿 수요가 비시즌에 늘어난 것도 핼러윈 준비에 영향을 미쳤다. 사람들이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스트레스를 받고 집에 머무르는 시간이 많아지면서 자연스레 달콤한 주전부리를 찾게 된 것이다.

전미제과협회(NCA)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에서 초콜릿 등 캔디류 매출은 전년보다 11% 뛰었다. 2020년에 이미 전년 대비 15.4% 증가한 상황에서 더 늘어난 것이다. 작년 제과업계는 총매출 370억 달러(약 48조300억원)를 찍었다.

허시 대표제품 킷캣

허시 대표제품 킷캣

[EPA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금지]

 

허시도 호황을 맞았다.

올 2분기 매출은 작년 동기 대비 19% 오른 24억달러(약 3조1천억원)를 기록했다. 허시는 소비자 수요와 가격 인상을 고려해 올해 매출 전망을 당초 10~12%에서 12~14%로 상향 조정했다.

허시는 올봄부터 핼러윈 초콜릿·캔디류를 생산하기 시작했지만, 일상 제품과 시즌 제품이 같은 생산라인을 공유하기에 핼러윈 제품만 주력 생산할 수 없었다고 설명했다.

킷캣, 트위즐러, 리스 등으로 유명한 허시는 10월 31일에 찾아오는 핼러윈 대목이 연중 가장 바쁜 시기로, 연매출의 약 10%를 거둔다고 로이터는 설명했다.

비슷한 수요 증가에 대응하기 위해 제품 라인을 줄이는 회사도 나왔다.

40년간 미국에서 사랑을 받았던 타코 모양의 아이스크림 '초코 타코'는 제조사가 전반적인 수요 증가로 제품 포트폴리오를 축소하면서 최근 일부 제품의 생산이 중단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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