캔자스주 유권자가 주 헌법에서 낙태권 보호 조항을 삭제하려는 헌법 개정에 퇴짜를 놓았다고 로이터통신이 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캔자스주는 이날 예비선거 투표 때 유권자에게 낙태권을 보장한 기존 주 헌법 조항을 삭제하는 개헌안을 두고 찬반을 물었다.

그 결과 약 90% 개표 시점에서 39%가 개헌에 찬성하고 61%가 반대해 조항 삭제가 무산됐다.

캔자스는 2019년 주 대법원이 낙태권이 주 헌법의 보호를 받는다는 판결을 내렸으며 현재 임신 22주까지는 낙태가 합법이다.

이에 지난 6월 연방대법원의 낙태권 폐기 판결 이후 주 차원에서 낙태를 금지한 텍사스, 오클라호마, 미주리 등에 사는 많은 여성이 원정 시술을 위해 캔자스를 찾았다.

이번 투표는 연방대법원 판결 이후 처음으로 유권자가 주 차원의 투표로 낙태권에 대해 입장을 직접 표명한 것으로 올가을에는 켄터키, 캘리포니아, 버몬트 등 주에서도 이런 투표가 진행될 예정이다.

낙태권이 11월 중간선거에서 지지층을 투표소로 끌어내는 동인이 될 것으로 기대하는 민주당에 희망적인 결과라고 로이터는 평가했다.

캔자스주 낙태권 투표

캔자스주 낙태권 투표

(AP=연합뉴스) 2022년 8월 2일 미국 캔자스주 예비선거에서 낙태권 보호 조항을 삭제하는 주 헌법 개정안이 주민투표서 부결된 이후 실망한 낙태 반대단체 회원들이 서로 껴안고 위로하고 있다. 2022.8.3

 

닐 앨런 위치타주립대학 정치학과 교수는 "낙태 반대 진영이 경각심을 갖게 할 결과다. 낙태 전면 금지가 가능해 보이면 많은 사람이 투표소를 찾으면서 (공화당은) 더 온건한 수준의 규제를 지지하는 유권자를 잃을 것"이라고 말했다.

당초 정치학자 다수는 통상 공화당이 민주당이나 무당층보다 주 투표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기 때문에 개헌안이 통과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번 투표에는 낙태 찬반 양쪽 모두 적극적인 여론전을 벌였다.

낙태 옹호단체인 '헌법자유를 위한 캔자스인'은 650만달러를 모금했다.

개헌을 지지하는 단체인 '둘 다 소중하다'(Value Them Both)는 올해 470만달러를 모금했으며, 낙태 반대단체인 '수잔 B. 앤서니 리스트'는 140만달러를 써가며 캔자스 25만 가구를 대상으로 지지를 호소했다.

이런 가운데 낙태권 보호를 천명한 조 바이든 행정부도 연방대법원 판결 이후 처음으로 적극적인 행동에 나섰다.

이날 법무부는 성폭행 등 매우 예외적인 경우를 제외하면 낙태를 사실상 금지한 아이다호주 법이 연방 긴급치료·노동법(Emergency Medical Treatment and Labor Act)에 위배된다며 아이다호 연방지방법원에 법 이행 금지를 요구하는 소송을 제기했다.

이 법은 연방자금을 받는 병원이 긴급히 치료가 필요해 찾아온 환자에게 의료서비스를 제공하도록 규정하는데 아이다호주 법에 따르면 산모의 생명이나 건강이 위협받아 낙태가 필요한 경우에도 시술을 하지 못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법무부는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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