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마의 5달러'를 돌파하면서 조 바이든 대통령의 지지율 급락을 일으킨 미국 휘발유 가격이 5개월 만에 처음으로 갤런당 3달러대로 떨어졌다.

유가정보 업체인 OPIS에 따르면 이날 오후 미국 평균 휘발유 가격은 갤런당 3.99달러를 나타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는 지난 6월에 기록한 고점인 갤런당 5.02달러에서 21% 하락한 것이다. 미국 휘발유 가격이 갤런당 4달러 아래로 떨어진 것은 지난 3월 이후 처음이다.

미국 내 절반이 넘는 주에서 휘발유 가격이 갤런당 4달러 아래로 떨어졌으며, 정유업체와 파이프라인에 대한 접근성이 좋은 남부 지역의 가격 하락세가 두드러졌다.

오클라호마의 평균 휘발유 가격은 갤런당 3.58달러로 6월 고점 대비 23%나 하락했다.

다만 하와이와 캘리포니아의 평균 휘발유 가격은 아직도 갤런당 5달러 이상이며, 뉴욕도 갤런당 4.40달러를 나타냈다.

WSJ은 인플레이션의 주요 원인으로 작용한 에너지 가격 급등으로 소비자들이 소비를 줄이면서 휘발유 가격이 하락했다고 분석했다.

에너지정보청(EIA)에 따르면 이번 달 첫째 주 미국 연료 수요는 7월 첫째 주보다 3% 감소했다.

미 자동차협회(AAA) 조사에서도 연료 가격 상승으로 많은 사람이 자동차 운전을 줄인 것으로 나타났다.

애널리스트들은 지난 2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촉발한 연료 가격 급등과 미국 내 연료 수요 증가가 맞물리면서 휘발유 가격이 치솟았으나, 세계 경제의 성장 둔화로 원유 수요가 줄면서 휘발유 가격도 동반 하락했다고 설명했다.

WSJ은 휘발유 가격 하락이 소비자의 인플레이션 기대심리를 낮추고 소비심리를 개선할 것이라면서 미국 내 여행·지출 증가에 따른 경제 활성화로 이어질 것이란 기대도 나온다고 소개했다.

트러이스트 파이낸셜 코프의 애널리스트인 마이클 스코들스는 휘발유 가격 하락이 결과적으로 다른 경제 분야의 비용 감소로 이어지고 식품과 운송 가격에도 파급효과를 가져오면서 인플레이션에도 좋은 영향을 줄 것이라고 진단했다.

한편 향후 미국 내 휘발유 가격 추이는 정유공장 가동률과 함께 지정학적 사건 발생 여부, 멕시코만의 허리케인 상황 등에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고 WSJ은 관측했다.

컨설팅 업체 딜로이트의 에이미 크로니스는 시장 상황을 고려하면 휘발유 가격이 크게 떨어질 것으로는 보지 않는다면서 상당 기간 코로나19 이전보다 높은 수준이 유지될 것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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