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대선이 채 10일도 남지 않은 가운데 정치적 입장 차이로 인한 크고 작은 폭력 사건이 잇따르면서 선거 이후 후유증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브라질 북동부 헤시피 주에서는 지난 21일 새벽 노동자당 소속인 루이스 이나시오 룰라 다시우바 후보의 얼굴이 그려진 플래카드를 걸어 둔 아파트의 창문으로 두 발의 총알이 날아들었다.

또 같은 날 바이아주의 주의원 후보자인 브라질 사회당(PSB) 소속 다마지우 산타나는 자신의 집 담벼락에 커다랗게 쓰인 '셍젤라에나 박혀있어라!'라는 낙서를 마주했다. 셍젤라는 브라질에 아직 노예제도가 있던 시절 흑인 노예들이 지내던 주택을 가리킨다.

앞서 지난 20일(현지시간)에는 상파울루주에서 대선 여론조사 인터뷰를 하고 있던 여론조사기관 다타폴랴(Datafolha)의 직원이 자유당 소속 현 대통령인 자이르 보우소나루 후보의 지지자에게 심하게 폭행을 당했다.

당시 이 직원은 좌파 후보인 룰라 전 대통령의 지지자를 인터뷰하고 있었는데, 이를 본 보우소나루 후보 지지자가 자신도 인터뷰하라고 요구했고, 거부당하자 조사자를 폭행했다.

선거로 과열된 시민들의 정치적 갈등은 단순 폭력사건으로 끝나지 않았다. 이번 달 초 마투 그로수 주에서는 정치를 주제로 대화를 나누던 두 남성 중 보우소나루 대통령 지지자인 남성이 반대 의견을 가진 다른 남성을 칼로 찔러 살해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지난 7월에는 파라나주에서 룰라 지지자가 일면식 없는 보우소나루 지지자에게 총에 맞아 사망한 사건도 있었다.

이처럼 유권자들간에 정치적 갈등으로 인한 폭력사건이 잇따르자 대선 이후 집단적 폭력사태로 이어지는 게 아니냐는 사회적 우려가 커지고 있다.

특히 이 같은 분위기는 전자투표 방식에 의문을 제기하며 선거 결과에 승복하지 않을 수도 있음을 시사한 보우소나루 대통령의 발언과 맞물리며 긴장이 높아지고 있다.

이와 관련해 브라질 최고법원은 지난 20일 총기 소지가 정치적 폭력의 위험을 악화시킬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 지난 2021년부터 중지됐던 총기 소지 및 구매에 대한 규제 강화 지침을 다시 시행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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