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기업 엔비디아가 게임 분야 부진에도 불구하고 데이터센터 사업 호조에 힘입어 회계연도 3분기(8∼10월)에 시장 예상치 이상의 매출을 내는 선방을 했다.

16일 로이터·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엔비디아의 3분기 매출은 59억3천만 달러(약 7조9천억원)로 전년 동기 대비 17% 감소했지만, 시장 전망치(57억9천만달러)를 웃돌았다.

이 기간 PC용 그래픽카드 등 게임 분야 매출은 51% 감소했지만, 데이터센터 부문 매출은 31% 늘었다.

데이터센터 부문 매출은 중국의 수요 둔화에도 불구하고 미국 클라우드 서비스 사업자들의 주문에 힘입어 38억3천만달러(약 5조1천억원)로 시장 전망치(37억9천만달러)를 넘어섰다.

이러한 가운데 엔비디아는 이날 마이크로소프트(MS)와 협업해 MS 클라우드 상의 인공지능(AI) 작업을 처리하기 위한 대규모 컴퓨터를 구축할 계획이라며, 데이터센터 사업 추가 진출을 발표했다.

MS가 퍼블릭 클라우드인 애저(Azure)에서 가동될 AI 컴퓨터를 만들기 위해 고성능 그래픽처리장치(GPU) 반도체인 H100과 A100 등 엔비디아 제품을 수만 개 사용할 계획이라는 것이다.

A100의 개당 단가는 1만∼1만2천달러(약 1천338만∼1천606만원)이고, H100은 그보다 훨씬 더 비싸다.

엔비디아는 4분기 매출이 60억달러(약 8조원) 수준으로, 시장 예상치 60억9천만달러(약 8조1천억원)와 비슷할 것으로 전망했다.

블룸버그는 이 같은 실적 전망이 일정 부분 시장 기대치에 못 미쳤다면서도, 엔비디아의 사업이 급속히 악화하고 있다는 우려를 없애기에는 충분한 수준이었다고 평가했다.

올해 들어 46%나 하락한 엔비디아 주가는 이날 실적 발표 후 시간외거래에서 2.2% 상승했다.

기술주 전문조사기관 서밋인사이츠그룹의 한 애널리스트는 "미국 정부의 대중국 수출제한은 엔비디아에 축복이 됐다. 중국 수요자들이 데이터센터용 GPU 비축에 들어갔다"면서 엔비디아에 대한 투자의견을 종전 '보유'에서 '매수'로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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