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스쿨 중 최고 명문으로 꼽히는 예일대와 하버드대 로스쿨이 '유에스 뉴스 앤드 월드리포트'(이하 유에스 뉴스)가 매년 실시하는 순위 평가를 거부하기로 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6일 예일대 로스쿨이 미 시사매체 유에스 뉴스의 미국 로스쿨 순위 평가를 보이콧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보도했다.

히더 거킨 예일대 로스쿨 학장은 "유에스 뉴스 앤드 월드리포트의 순위 시스템은 근본적인 오류가 있다"고 말했다.

거킨 학장에 따르면 저소득층 학생에 대한 장학금 비율이 높거나, 공공분야에서 봉사하는 졸업생이 많은 로스쿨은 유에스 뉴스의 로스쿨 평가에서 감점을 받게 된다.

저소득층 학생이 아닌 로스쿨 입학에 필요한 LSAT 점수가 높은 우수 학생에게 장학금을 줘야 순위가 올라가고, 졸업생이 월급이 적은 공공분야에서 봉사하는 것보다 보수가 높은 민간 기업에 취직해야 로스쿨이 가산점을 받는 시스템이라는 것이다.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같은 날 하버드대 로스쿨도 웹사이트에 게재한 성명을 통해 '유에스 뉴스 앤드 월드리포트'의 로스쿨 순위평가에 더는 협조하지 않는다는 방침을 밝혔다고 전했다.

가난한 노동자 계층 출신 학생들에 문호를 개방하고 재정을 지원해 학업을 마칠 수 있도록 돕고 졸업 후 상대적으로 임금이 낮은 공익법 분야에 종사하도록 장려하는 학교측의 노력을 평가절하한다는 이유에서다.

하버드대 로스쿨의 존 F. 매닝 학장은 성명에서 "유에스 뉴스 순위에 반영되는 방법론 및 장려책과 우리의 원칙, 책무를 조화시키는 것이 불가능하게 됐다"고 말했다.

문제는 예일대 로스쿨이 1990년부터 유에스 뉴스의 로스쿨 평가에서 꾸준히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는 학교라는 점이다. 하버드대 로스쿨도 올해 평가에서 공동 4위로 평가되는 등 최상위권을 유지해 왔다.

이 같은 명문 로스쿨이 보이콧을 결정한 만큼 유에스 뉴스의 순위평가를 거부하는 학교가 늘어날 수 있다는 것이다.

유에스 뉴스는 공공기관이 아니지만 매년 대학 순위를 평가하고 발표하기 때문에 막강한 영향력을 지니고 있다는 평가다.

그러나 유에스 뉴스의 순위 시스템에는 꾸준히 비판이 제기돼 왔다.

올해 초에는 컬럼비아대의 한 교수가 유에스 뉴스에 제출한 강의와 교수 관련 일부 통계가 부정확하다는 의혹을 제기했고, 결국 컬럼비아대 순위가 2위에서 18위로 급하락했다.

최초 의혹을 제기한 컬럼비아대 교수는 "이번 사태에서 얻어야 할 교훈은 유에스 뉴스의 대학 평가가 조잡하고 의미도 없다는 것"이라며 "한 대학이 1년 만에 2위에서 18위로 떨어졌다면, 이는 전체 순위 시스템을 신뢰할 수 없다는 의미"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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