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미국과의 정보기관장 회동에서 핵무기 사용에 대한 경고를 받은 러시아가 핵무기 사용을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17일 밝혔다.

타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이날 기자들과 전화회의에서 "러시아의 어느 누구도 핵무기 사용을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 중앙정보국(CIA) 윌리엄 번스 국장은 지난 14일 앙카라에서 러시아 대외정보국(SVR) 세르게이 나리시킨 국장을 만나 우크라이나에서 핵무기를 사용하지 말라고 경고한 바 있다.

이날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터키) 대통령도 이번 미·러 정보기관장 회동 결과와 관련해 기자들에게 "러시아와 미국 어느 쪽도 현재로선 핵무기를 쓰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페스코프 대변인은 폴란드의 미사일 피격 사건과 관련한 미국과 우크라이나 관계 분열 조짐에 따라 협상 가능성이 커진 것 아니냐는 질문에 "미국은 우크라이나가 협상장에 돌아오게 독려할 수 있다"고 답했다.

그는 또 "미국은 원한다면 우크라이나가 협상장에 돌아오게 할 수 있고, 또한 우리나라의 우려를 고려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다만 그는 "우크라이나는 처음에 협상했다가 이후에 거부하고는 또 협상 거부법을 만들었다. 이제는 협상을 하겠다면서 공개적으로 하자고 한다"며 "공개 협상은 상상하기 어렵다. 분명한 것은 우크라이나가 어떤 협상도 원치 않는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지난 15일 폴란드 동부 우크라이나 접경지에 미사일이 떨어져 2명이 사망한 사건에 대해 미국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동맹국은 우크라이나가 발사한 방공 미사일이 잘못 떨어진 것으로 보인다고 판단했으나, 우크라이나는 러시아가 발사한 미사일이라는 입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

이날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이 같은 취지의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의 발언을 두고 "그것은 증거가 아니다"라고 공개 반박했다.

페스코프 대변인은 흑해 곡물 협정 연장이 타결됐다는 유엔 등의 발표에 대해선 "러시아 농산물과 비료 수출의 장애물을 제거하는 막바지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120일로 정해진 협정 연장 기간과 관련해서는 "무기한 연장에 대한 논의는 없었다"고 밝혔다.

저작권자 © Radiok1230 우리방송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