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인플레이션(물가 상승) 진정을 위해서는 노동시장과 임금 상승세가 안정되어야 한다는 관측이 힘을 얻으면서, 임금 비중이 큰 서비스영역 물가 수준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2일 미 노동부의 12월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 발표를 앞두고 최근 몇 달간 상품 물가는 떨어지는 반면 서비스 물가는 여전히 상승세를 보이는 등 복잡한 양상을 보이고 있다면서 이같이 진단했다.

시장에서는 이미 가격 변동성이 큰 에너지와 식료품을 제외한 근원 인플레이션 개념이 통용되고 있지만, 최근에는 범위를 더 좁혀 '초근원'(슈퍼코어) 인플레이션을 들여다보는 시도까지 이뤄지고 있다고 전했다.

주거비를 제외한 근원 서비스 물가, 혹은 여기에 의료비까지 제외하는 식으로 세밀하게 해석하려 한다는 것이다.

앞서 미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제롬 파월 의장은 지난해 11월 연설에서 상품, 주거비, 주거 이외의 기타 서비스 등 세 가지 부문의 물가를 관찰하고 있다면서 이 가운데 기타 서비스 물가가 근원 인플레이션 상승 압력을 잘 반영한다고 평가한 바 있다.

파월 의장은 연설에서 기타 서비스 부문은 보건·교육부터 이발·숙박업 등 넓은 범위를 포괄하고 비용에서 인건비 비중이 높다면서 "이 부문의 인플레이션을 이해하기 위한 열쇠를 노동시장이 쥐고 있다"고 강조했다.

게다가 최근 공개된 지난달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의사록에서도 주거비를 제외한 근원 서비스 물가의 중요성이 강조됐다.

WSJ은 파월 의장의 발언 덕분에 시장에서는 인플레이션의 전개 방향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노동시장이 핵심이며 인플레이션 수치 자체는 덜 중요하다고 생각하게 됐다고 평가했다.

모건스탠리의 채권 포트폴리오 매니저 짐 캐런은 연준이 자신들의 정책 대응 기능이 서비스 부문에 크게 치중하고 있다고 말하고 있으므로 투자자들이 현재 그 쪽에 더 많은 주의를 기울이고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일부 투자자들은 탄탄한 노동시장이 필연적으로 서비스 부문 인플레이션을 끌어올리고 이로 인해 전체적인 인플레이션이 지나치게 높게 유지될 것이라는 연준의 기본 주장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고 WSJ은 전했다.

리서치업체 '인플레이션 인사이츠'의 오메어 샤리프는 지난해 서비스 물가 상승의 배경에는 항공운임 급등이 있으며 이는 일정 부분 유가 상승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자신은 주거비뿐만 아니라 의료비·운송비도 제외한 서비스 물가 지수를 선호한다고 밝혔다.

이러한 가운데 11일(현지시간) 미 뉴욕 증시가 인플레이션 완화 기대감에 상승하는 등 시장은 CPI 발표를 주시하고 있다.

에너지 서비스와 주거비를 제외한 미국의 서비스 부문 물가는 지난해 9월과 10월 각각 전월 대비 0.8%, 0.4% 올랐지만 11월은 0.1% 오르는 데 그쳐 상승률이 떨어지는 흐름을 보이고 있다.

메리 데일리 샌프란시스코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는 12월 CPI 등을 근거로 금리 인상 폭 논의가 이뤄질 것이라면서, CPI 세부 항목 가운데 임금과 노동시장 상황을 반영하는 주거비 제외 근원 서비스물가에 주목하겠다는 입장을 최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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