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닛 옐런 재무장관이 세계경제포럼(WEF·다보스포럼) 연차총회 참석 후 아프리카 3개국 순방에 나선다.

지난달 8년 만에 '미국-아프리카 정상회의'를 열어 550억 달러(약 72조원) 규모의 투자를 약속한 이후 아프리카에서 잃어버린 영향력을 되찾으려는 행보가 이어지고 있다.

18일 남아프리카공화국 현지 일간 더시티즌과 AFP통신 등에 따르면 옐런 재무장관은 이날 스위스 다보스포럼에서 류허 중국 부총리와 만난 뒤 11일간 세네갈·잠비아·남아프리카공화국을 차례로 방문한다.

옐런 장관은 오는 20일 세네갈에서 현재 아프리카연합(AU) 의장이기도 한 마키 살 대통령과 만나 무역과 투자 확대를 통한 미국-아프리카의 협력 증진 방안을 모색한다.

그는 이후 잠비아로 이동해 하카인데 히칠레마 대통령 및 다른 경제 관료들을 만나고서 남아프리카공화국을 찾는다.

올해 브릭스(BRICS·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신흥 경제 5개국) 의장국인 남아공에서는 에녹 고동과나 재무장관과 레세트야 칸야고 남아공 중앙은행(SARB) 총재와 회담할 예정이다.

이 밖에 4천 명 이상의 고용을 창출한 행정수도 프리토리아 외곽의 포드 자동차 조립 공장을 방문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더시티즌은 전했다.

 

패트릭 본드 요하네스버그대학 사회학과 교수는 "중국은 세계 기축통화인 달러의 지위를 흔들기 위해 위안화를 활용할 수 있다"며 "8월 남아공이 주최하는 브릭스 정상회의에서 이런 움직임이 가속하는 것을 우려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중국과 사우디아라비아는 금융 투자로부터 등을 돌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지난달 초 걸프 지역 아랍 국가 지도자들과 회동한 자리에서 석유 및 가스 수입에 대한 위안화 결제를 시행할 뜻을 밝힌 바 있다.

세계 원유 시장을 지배해 온 달러화의 지위를 흔들려는 시도로 풀이된다.

일각에서는 중국의 아프리카 진출에 대항하는 이런 행보가 아프리카 국가들로부터 환영받지 못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남수단 초대 대사였던 수전 페이지 전 대사는 AFP통신과 한 인터뷰에서 "아프리카 국가들은 미중 간 경쟁에서 지렛대가 아닌 아프리카 자체로 대우받고 싶어한다"고 지적했다.

국제관계 전문가인 데이비드 몬예 박사는 "남아공은 주권국가로서 미국이나 중국과 관계에서 독립성을 유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Radiok1230 우리방송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