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미 캘리포니아 LA의 YMCA 이동식 코로나19 백신 클리닉에서 의료요원이 코로나19 백신 주사를 준비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8월 미 캘리포니아 LA의 YMCA 이동식 코로나19 백신 클리닉에서 의료요원이 코로나19 백신 주사를 준비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샌프란시스코=연합뉴스) = 미국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공화당의 상징색인 빨강을 뜻하는 '레드 코로나19'가 되고 있다는 진단이 미 언론에서 나왔다.

백신을 거부하는 공화당 지지 성향의 주(州)를 중심으로 코로나19가 확산하는 현실을 짚은 것이다.

뉴욕타임스(NYT)는 27일 '레드 코로나19(Covid)'란 기사에서 "코로나19 관련 당파적 양상이 점점 더 극심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백신 접종 초기만 해도 흑인과 라티노, 공화당 지지층 등 특정 인구 집단에서 접종 지체 현상이 빚어졌는데 최근 인종 간 격차는 좁혀진 반면 정파적 격차는 여전히 크다는 것이다.

여론조사 기관 퓨리서치센터의 지난달 설문 결과를 보면 민주당 유권자의 86%는 최소한 1회 백신을 맞았지만 공화당 유권자에게선 이 비율이 60%에 그쳤다.

NYT는 "백신 접종을 둘러싼 정치적 분열이 너무 커서 거의 모든 확고한 블루 스테이트(민주당 지지 성향 주)는 이제 거의 모든 확고한 레드 스테이트(공화당 지지 성향 주)보다 백신 접종률이 높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코로나19가 여전히 국가 차원의 위기이긴 하지만 그 최악의 형태는 점점 더 공화당 성향의 미국 지역에 집중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NYT는 미국의 코로나19 초기부터 1년이 넘도록 외려 민주당 성향의 지역에서 더 상황이 나빴다고 강조했다.

이들 지역은 마스크 착용에 더 적극적이었지만 통상 정치적 진보 성향을 띠는 주요 대도시로 몰리는 해외 여행의 규모 같은 차이를 극복할 만큼 마스크가 효과적이진 않아서 코로나19가 더 심각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백신 접종이 상황을 바꿨다. 백신이 민주당-공화당 지역 간 다른 차이를 압도할 만큼 강력했기 때문이다.

뉴욕의 교외 지역과 샌프란시스코, 워싱턴DC, 미 북동부 지역은 접종률이 높아 미(未)접종자까지도 확진자가 적은 환경 덕에 보호를 받았다.

반면 보수적인 동네는 전염성이 강한 '델타 변이'에 직격탄을 맞았다.

보건 데이터 분석가 찰스 게이바에 따르면 공화당의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70% 이상 득표한 카운티에서는 4차 재확산이 시작한 6월 말 이후 인구 10만명당 코로나19 사망자가 47명이었다.

반대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득표율이 32%에 못 미친 카운티에서는 이 수치가 10명에 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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