텍사스주(州) 휴스턴의 뮤직 페스티벌에서 발생한 압사 사고로 인해 콘서트 주최 측이 줄소송에 직면했다. 피해자들은 이번 사건은 안전관리 소홀로 인한 '인재(人災)'에 해당한다며 이들이 마땅한 법적 책임을 져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8일 휴스턴 크로니클 등 지역언론에 따르면, 지난 5일 '아스트로월드 뮤직 페스티벌'에서 벌어진 압사 사고 이후 최소 36명의 피해자가 주최 측에 소송을 걸거나 이를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법정싸움을 시작한 피해자들은 이번 사고의 책임자로 공연을 기획한 유명 래퍼 트래비스 스콧, 홍보 대행사 스코어모어, 라이브네이션 엔터테인먼트 등을 지목했다. 이들에게 100만달러(약 11억7,850만원) 규모의 손해배상 역시 청구하기로 했다.

피해자들은 트래비스를 비롯한 주최 측이 안전 관리는커녕 오히려 폭력을 조장했다고 분노했다. 콘서트에서 심각한 부상을 당한 피해자 마누엘 소우자의 변호인은 이날 성명을 발표하고 “주최 측은 관중의 안전을 외면하고 이윤을 벌어들이는 데만 급급했다”고 지적했다. 참사 당일 목숨을 잃은 액설 어코스타의 유족을 대리하는 토니 버즈비 역시 “아주 부실하게 계획된 콘서트”라며 “관중에 대한 관리가 전혀 없었다”고 비판했다.

실제로 경찰당국이 현장에서의 마약 사용을 수사하는 등 콘서트 진행 과정에서 안전과 관객 관리는 미흡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트로이 피너 휴스턴 경찰서장은 7일 기자회견에서 “보안요원 1명과 여러명의 관객이 목이 따끔거리는 느낌을 받았다고 한다”며 “의식을 잃고 쓰러진 요원이 마약류 해독제로 처치를 받고 의식을 회복했다”고 밝혔다. 이어 “관객 중 누군가가 다른 사람에게 주사기로 마약을 투여했다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다”고 덧붙였다.

피소당한 콘서트 관계자들은 수사에 협조하고 피해자 회복에 힘쓰겠다는 원론적인 입장을 내놨다. 라이브네이션 엔터테인먼트는 미 NPR방송에서 “피해자와 유족들이 원하는 답을 얻을 수 있도록 수사를 도울 예정이고, 적절한 시기에 법적인 문제를 다룰 것”이라며 “정신 건강 상담 지원, 의료비 지원을 위한 기금 설립 등도 고려하고 있다”고 했다. 스콧과 스코어모어 측은 관련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다만 스콧은 같은날 사망자 8명의 장례식 비용은 모두 부담하겠다고 선언했다.

지난 5일 휴스턴 NRG파크에서 열린 아스트로월드 뮤직 페스티벌은 압사 사고로 급하게 막을 내렸다. 유명 래퍼인 스콧이 등장하자 관중 5만여명이 무대 앞쪽으로 몰렸고, 이 과정에서 8명이 사망하고 수백명이 부상을 당했다. 목숨을 잃은 사람은 모두 10대와 20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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